4곳 3년간 1900억 지원...이테크인프라 매각, 쿼츠테크ㆍ유니드엘이디 자본잠식 허덕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이는 기업 외부감사인이 OCI그룹 부실 계열사 4곳에 대한 외부감사 결과 내린 의견이다. 특히 OCI그룹 부실계열사들이 매출과 자금 등 다른 계열사의 지원성 내부거래 등을 통해 운영되면서 그룹 주력계열사들에게 부담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테크건설은 100% 자회사인 이테크인프라를 개인에게 1주당 112원을 주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고작 9000만 원이다. 사실상 청산 수준의 매각 절차를 밟은 셈이다. 이에 앞서 이테크건설은 이테크인프라 설립을 위해 23억 원을 투입했다. 게다가 최근 3년간 179억 원의 매출과 운영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테크인프라는 모기업과의 내부거래에도 불구하고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에 따라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3자 매각 결정이 내려졌다.
설립 10년째에 접어든 쿼츠테크도 다른 계열사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쿼츠테크의 내부거래 금액은 32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3년간 올린 기록은 73억원의 당기순손실이다. 그룹 주력계열사들이 깨진 독에 물을 붓고 있는 셈이다.
유니드엘이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사가 지난 3년간 계열사로부터 받은 일감과 자금은 305억 원이다. 하지만 이 기간 유니드엘이디는 27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생산시설마저 계열사에 매각해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넥솔론은 매각이 진행 중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 12월 16일까지 넥솔론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업체 1곳이 단독으로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같은 달 2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찾지 못해 유찰이 됐다는 공시가 나왔다.
OCI그룹이 내부거래 등으로 부실계열사를 정리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부담을 스스로 안게 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불황속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재무와 실적 상태가 좋지 않는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