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맞서 중국의 리더십 강조하려는 의도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이 중국의 독무대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5일 스위스를 공식방문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스위스를 방문해 도리스 로이타르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시진핑이 이번 방문을 활용해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오는 17~20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에 대립각을 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에 맞서 자국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FT 등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제일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주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이에 비판적인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트럼프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면 중국의 리더십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정상들도 임기 말이거나 골치 아픈 국내 정치상황으로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 주석의 존재감이 더 돋보이게 된다. 특히 올해 다보스포럼 주제는 ‘호응하는, 책임지는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기 때문에 시 주석은 여러모로 중국의 리더십을 과시할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다보스포럼에 불참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켈이 지난 2005년 총리 취임 이후 2년 연속 다보스포럼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 대신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WEF 이사로 선임된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국방장관이 참석한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베를린 트럭 테러 등 테러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총선을 앞두고 난민정책에 대한 거부감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국내 상황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4%로 사상 최악의 지지율에 재선 불출마를 선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다보스포럼에 불참한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참가하지 않는 대신 장관급 각료 6명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트럼프는 다보스포럼 마지막 날인 20일 대통령 취임식을 하기 때문에 올해 다보스포럼 막판 트럼프 취임식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지명된 게리 콘 골드만삭스 전 최고경영자(CEO)와 정권 인수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트럼프 차기 정부 합류가 유력한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