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상식과 정의’가 시대정신… 대통령의 덕목은 ‘신해행증’”

입력 2017-01-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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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세상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해본 적 없어”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오는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를 출간한다.

16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대담집을 보면, 문 전 대표는 저서에서 ‘상식과 정의’를 강조하면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과 차기 정부 비전 등을 밝히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저서에서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사자성어 ‘신해행증(信解行證)’을 오래도록 가슴에 품어왔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을 믿고(信), 이해하며(解), 국민의 행복을 실천하고(行), 국민의 행복을 완성한다(證)는 의미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을 편가르기 하면서 자신을 비판한 국민들을 적으로 만든 것이다. 어버이연합이나 박사모 등도 여기에 동원된 것”이라며 “혐오의 정치가 아닌 화쟁의 시대로 가서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편가르기 정치’를 경계했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상식과 정의”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친일세력이 해방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떵떵거리고, 독재 군부세력과 안보를 빙자한 사이비 보수세력은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사회를 계속 지배했다. 그때그때 화장만 고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에서 반공으로 또는 산업화 세력으로, 지역주의를 이용한 보수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위선적 허위세력”이라며 “6월 항쟁 때 바로잡을 기회를 한 번 놓쳤다. 이제는 부패 대청소를 하고 역사교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한 “모욕감, 분노, 불안, 슬픔이 우리 국민의 정서인데, 가장 많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청소년과 청년”이라며 “흙수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 불공정의 극단을 정유라 사태에서 보지 않았나. 정권이 바뀌면 불공정신고센터를 둬야겠다”라고 제안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 제가 실패해 권력의 사유화가 벌어진 것이 뼈아프고 송구스럽다”며 “반면 하늘이 제게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을 주고 단련시켰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전직 대통령과 대선 주자들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사상계라는 잡지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제가 만난 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 정치인”이라면서 “사상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얘기의 도도함에 늘 감탄했다”고 평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두고는 “늘 경청하는 분이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1시간을 만나면 제가 얘기할 시간은 2~3분이었는데, 김영삼 대통령은 만날 때마다 대체로 듣는 분이었다”고 했다.

다른 야권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선 “따뜻하고 헌신적”이라고 호평했고,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선 “젊고 스케일이 아주 크고 포용력이 있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선명하고 돌파력이 있다”고 했고, 김부겸 의원에 대해서는 “뚝심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선 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선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으로,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에 대해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판단한다”며 “그동안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이 없고, 그런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담집에 실린 문 전 대표의 개인적인 일화도 눈길을 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해 “제가 감옥에서 풀려났는데 저를 꾸짖지 않더라. 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한 것 같다”며 “저도 자식이 잘못해도 나무라지 않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평화통일이 된다면 흥남에서 변호사를 하면서 무료로 변론해주고, 아흔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북한에 있는 어머니의 고향을 찾아보고 싶다”며 “개마고원 등반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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