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라이벌 SK텔레콤과 KT의 실적과 주가가 제각각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적자를 반영한 실적부진을, KT는 최고경영자(CEO) 연임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부진을 각각 고민하는 형국이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57% 감소한 1조6129억 원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이대로라면 지난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KT는 호실적이 예상된다. KT는 지난해 1조46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13.36% 상승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산업은 사업자 간 영업환경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이 부진한 것은 자회사의 적자가 원인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자회사 SK플래닛의 영업손실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SK플래닛의 연간 영업손실이 3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손실을 제외한 SK텔레콤의 개별재무제표 영업이익 전망은 전년 대비 7.61% 증가한 1조7850억 원이다.
SK텔레콤이 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면 KT는 홀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 KT 주가는 2만945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88%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K텔레콤(22만6000원)은 11.33% 상승했다. 최근 약 3개월간 통신주 하락 국면에서도 SK텔레콤은 0.66% 하락했지만 KT는 7.10%나 떨어져 낙폭이 더 컸다. 올 들어서도 이들 회사의 주가상승률은 SK텔레콤 0.89%, KT 0.17%로 KT가 유독 뒤처진다.
KT의 주가부진 원인으로는 경영진 교체 관련 불확실성이 꼽힌다. 오는 3월 임기만료를 맞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황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거나 수익성·배당 위주의 경영을 추구하는 새 경영진이 전면에 부상해야 재차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향후 정국 흐름을 꼽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가 언제라도 ‘최순실 특검’이라는 변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 총수 관련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불안할 여지는 있지만 사업 일정은 미리 계획된 시스템에 따라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