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난민’ 행정명령에 대한 파장이 큰 가운데 미국 집권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28일(현지시간)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27일 테러위험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 일시 중단 및 비자발급 중단과 난민 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가 즉각 시행되면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 거부, 미국 도착 후 공항 억류 등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라크와 시리아,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이른바 테러위험 7개 무슬림 국가 출신 미국 영주권 소지자와 이중국적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위법 논란도 크다.
이에 공화당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공화당의 제프 플레이크 상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염려하는 것이 옳다”면서도 “그러나 합법적인 영주권 소지자조차 공항에서 억류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찰리 덴트 하원의원은 “말도 안 된다”면서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번 행정명령은 충분한 검토 없이 너무 성급하게 이뤄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이번 행정명령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민정책에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을 가져다줄 수 있는 허점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영주권자에 대한 입국 거부는 헌법 위반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공화당의 저스틴 아마시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국적에 근거해서 이민자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불법”이라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법을 바꾸고자 한다면 의회와 상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것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행정명령이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행정명령을 지지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29일 TV 프로그램에 출현해 인터뷰에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