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등 타업종 참가로 달라진 경쟁환경에서 적극적으로 타사와 손잡아
도요타는 지난 2014년 연간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으며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V) 등 신기술 실용화에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IT 기업 등 타업종의 참여로 달라진 경쟁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타사와 손잡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이날 제휴 구체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도전정신이 넘치는 스즈키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해 가을부터 제휴를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안전기술과 IT 제품, 부품 보완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스즈키(연간 290만 대)와의 제휴로 도요타는 연간 판매량이 1800만 대에 달하는 연합체제를 완성하게 됐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이다. 도요타는 2000년대 중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후지중공업과 이스즈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이들 기업과도 자본 제휴를 맺었다. 2011년 이후에는 독일 BMW, 마쓰다 등과도 업무 제휴를 맺었다.
도요다 사장은 지난해 11월 사내 회의에서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하고 있다”며 “기술 협력에 더해 공감할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넥티드차량 기술의 발전과 우버로 대표되는 차량공유 등 자동차 사용의 새 플랫폼 등장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타사와의 협력에 매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3월 마감하는 2016 회계연도에 회사 사상 최대 규모인 1조700억 엔(약 10조8300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 이는 일본 기업 중에서도 최대 수준이지만 독일 폴크스바겐은 올해 R&D에 1조5000억 엔 이상을 쏟아붓는다. 또 우버는 비상장사이면서도 이미 8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자율주행차량 등에 중점 투자하고 있다. 도요타 단독으로 자동차 신기술에 전방위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하에 파트너십 맺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한 도요타 임원은 “스즈키와 손을 잡으면 경차 부문에서의 소모전을 줄이고 성장시장에 경영자원을 좀 더 많이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요타가 1800만 대 연합을 완성하면서 자동차 전자제어 규격 등 표준 만들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한편 도요타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10~12월 순이익이 4865억3000만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고 밝혔다. 판매 실적은 호조였지만 엔화 강세가 순익을 축소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에 단순히 환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필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