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 비중 4.9% 정점 찍고 2020년 3.0%로 하락 전망… LG, 올 신제품 출시 안하기로
TV는 평면이라는 공식을 깨고 2013년 첫선을 보인 커브드 TV가 위기에 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커브드 TV가 ‘3D TV’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TV 라인업에서 커브드 모델을 전면 제외했다”면서 “시야각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검토한 결과,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해 내린 결과”라고 밝혔다. 대신 LG전자는 평면 OLED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 화질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의 예측도 LG전자의 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IHS는 커브드 TV 비중이 올해 4.9%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 4.3% △2019년 3.9% △2020년 3.0%로 차츰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커브드 TV가 이처럼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는 3D TV와 마찬가지로 결국 시청의 불편함 때문이다. 커브드 화면은 시청 환경이 25도만 벗어나도 명암비와 채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TV 평가 매체 리뷰드닷컴은 커브드 TV에 대해 “정면에서 벗어난 다른 시야각에서 보면 화면이 반사되거나 잘 안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3D TV의 예를 들며, 커브드 TV가 시장 호응을 받지 못하면 조만간 퇴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D TV는 2009년 3D 영화 ‘아바타’의 등장으로 본격화된 3D 열풍을 타고 개발됐다. 제조사들은 3D 기능이 TV 시장의 도약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행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르고, 볼 만한 콘텐츠도 부족해 점차 사용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LG전자와 소니, TCL 등도 올해부터 3D TV 기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3D TV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한편, LG전자보다 앞서 3D TV를 단종한 삼성전자는 커브드 TV 생산을 이어갈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커브드 TV가 갖고 있는 몰입감, 디자인의 장점과 중국 시장 반응 등을 감안해 올해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올해 주력 제품은 커브드가 아닌 QLED TV 등 화질을 앞세운 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TV 업체들은 3D나 커브드 등 부가적인 기능은 점차 축소하고, TV 본연의 화질로 승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