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기 부사장 인터뷰
“우리 조직문화는 ‘합리’에서 시작한다. 어떤 제도나 정책을 시행하고 평가하는 잣대는 합리적인지 아닌지에 초점을 맞춘다. HR(Human Resources)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조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HR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면 인사팀의 존재 이유가 없다. 조직원들이 신나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업무의 핵심이자 최대 고민거리다.”
백진기 한독 부사장이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백 부사장은 1984년 한독약품(현 한독) 인사과 평사원으로 입사해 약 33년간 인력관리만 해온 HR전문가다. 지난 2013년에는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며 남녀고용 평등을 실천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고용노동부로부터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국민훈장을 받았다. 백 부사장이 생각하는 인력관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어떤 인재경영의 가치관으로 한독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만들고 있는지 궁금했다.
“한독은 글로벌 합작기업으로 선진국형 인사 시스템과 문화를 일찍부터 수용했고,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내가 입사했을 당시에도 격주로 주 5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직원이 즐겁고 행복해야 일의 능률도 오르고 회사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독은 1977년부터 격주 휴무제를 시행했다. 주5일 근무제도는 실제 법제화된 2005년보다 훨씬 빠른 1998년부터 도입했다. 탄력근무제도도 2000년부터 시작했다. 육아휴직 중 승진한 여성을 종종 볼 수 있으며, 휴가 제도사용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 제도의 수용성을 높였다. 육아휴직에 따른 인력손실은 계약직 대체인력을 활용한다. 이 같은 제도와 정책안에 담아낸 핵심 가치는 합리와 실용성이다. 백 부사장은 조직원들이 어디서든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잘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조직문화는 자연스레 역량이 뛰어난 여성 인력들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여성직원 비율은 전체의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실장 이상의 고급관리자도 여성 비율이 40%에 달한다. 남성 중심이고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한 제약업계에서는 고무적인 결과다. 백 부사장은 “우리는 악플이 없는 회사다. 조직원들이 스스로 자신이 속한 기업을 추천하는 회사다. 퇴사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가족들이 반대하고 나선다”며 한독의 조직문화를 자부했다.
“출산과 육아 휴직을 단기적으로 보면 기업차원에서 인력 손실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유능한 인재가 다시 회사에 돌아와 더 열심히 일하게 되므로 결국 회사에 이익이 된다. 능력 있는 인재가 계속해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기업,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 부사장은 한독이 더욱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그래서 직원이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며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터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변화를 맞게 될 미래의 근로형태에 대해 거부감 없이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