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역사 한진해운 파산 선고…한국해운 경쟁력 회복 ‘숙제’

입력 2017-02-17 10:02수정 2017-02-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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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파산 후폭풍 여전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재판장 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2일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 오는 17일 파산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로비에 한진해운 사옥에서 옮겨진 모형선박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선주협회는 지난달 24일 모형선박들이 박물관에 가거나 사라지는 것보다는 해운빌딩에 전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이전을 추진, ‘한진 리자오’와 ‘한진 선전’ 모형을 로비에 전시하게 됐다. 이동근 기자 foto@

한 때 국내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이 40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한진해운의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본격적인 청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선 2일 법원은 한진해운의 주요 자산매각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이로써 1977년 설립돼 한국 해운업의 성장과 궤를 같이했던 한진해운은 40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홈페이지도 채권자 게시판만 남겨둔 채 폐쇄됐다. 한진해운 여의도 본사도 없어졌다. 한진해운 청산작업을 맡는 존속법인 인력 50여 명은 지난해 말 강서구 염창동 사무실로 옮겼다. 한 때 유수홀딩스 건물의 6개층을 사용했던 한진해운은 여의도 본사 간판을 철거하며 허망함의 끝을 맞이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파산에 따른 후폭풍도 여전하다. 한국 해운 선복량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전인 지난해 8월말 기준 106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같은해 말 51만TEU로 반토막이 났다. 한국 해운사들의 주력 시장인 아시아-미주노선의 영향력도 상당부분 축소됐다. 아시아-미주 시장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 현대상선 점유율은 4%대에서 6%대로 뛴 것에 불과하다. 해당 노선에 대한 점유율은 머스크와 MCS 등 글로벌 선사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밀린 거래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은 400억 원대의 피해를 볼 것으로 파악된다.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대량실직 우려도 현실화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진해운 직원 1460명(육상 711명·해양 758명) 가운데 다른 선사에 채용된 인원은 782명(53.3%)에 불과하다. 육상 퇴직자 가운에 SM상선에 210명, 현대상선 56명, 기타 161명 등 427명이 취업했고, 해상직 퇴직자는 355명이 유수SM과 현대상선 등에 들어갔다. 전 한진해운 직원은 “회사로부터 퇴직금과 2개월분 월급의 퇴직위로금만 받고 퇴사했다”며 “정부가 직원들을 상대로 고용지원설명회 등을 개최한다고 하지만 막막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주요자산을 인수한 SM상선이 한국해운 경쟁력 회복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정부도 해운산업에 대한 6조5000억 원 규모의 금융지원 세부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법정관리 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선복량인 100만TEU급 규모로 키워야 한국해운 경쟁력이 살아난다”며 “글로벌 화주에 대한 신용을 잘 지키고 정부가 해운업 지원책을 꾸준히 이행하는 방법이 한국해운 신뢰 회복의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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