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을 결정지은 한정석(40ㆍ사법연수원 31기) 판사는 서울중앙지법 소속 3명의 영장전담 판사 중 가장 연차가 낮다. 선임인 조의연(51ㆍ24기) 부장판사는 이미 이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했고, 성창호(45ㆍ25기) 부장판사는 전날 최경희(55) 이화여대 총장 구속 여부를 결정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자연스럽게 한 판사가 맡게 됐다.
한 판사는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7시간30분 동안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은 점심도 거른 채 열띤 공방을 벌였다. 3시간45분이 걸렸던 첫 번째 영장실질심사에 비해 2배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됐다. 한 판사는 이후에도 10시간 넘게 고심을 거듭한 뒤 이날 오전 5시36분께 영장을 발부했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한 판사는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법과 대구지법 김천지원,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거쳤다. 2015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아온 한 판사는 지난해 2월부터 영장전담판사를 맡았다.
한 판사는 지난해 11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비선실세’ 최순실(61)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반면 최 씨 딸 정유라(21) 씨의 이화여대 학사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밖에 넥슨으로부터 주식을 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과 ‘정운호 게이트’ 브로커 이민희,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노병용 전 롯데마드 대표도 그의 손을 거쳐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