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조환익 주가’로 반등하는 한국전력

입력 2017-0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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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

최근 수개월간 한전주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5월 사상 최고가인 6만3000원에 도달한 이후 주가는 연이은 악재로 35%가량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여름철 주택용 누진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고, 그 결과 요금제도가 개편되며 실질적인 요금 인하 효과가 있었다. 이어 석탄가 상승 등에 따른 연료비 부담 증가 우려와 미세먼지, 경주 지진 등 환경 및 안전성 강화 등의 이슈도 뒤따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요즘 한전주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연일 하락세를 보이며 맥을 못 추던 주가는 갑자기 지난 월요일 하루 만에 조환익 한전 사장의 연임 소식과 함께 단숨에 6% 급등하며 KOSPI 상승을 견인했다. 내달 주주총회에서 승인 시 조환익 사장은 5년 3개월 최장수 한전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CEO 연임 소식이 반가운 이유는 4년간 실적으로 입증된 탁월한 경영 능력과 그간 추진해온 사업의 연속성 및 주주친화적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다.

2012년 12월 조환익 사장은 취임 직후 전기요금을 두 차례나 인상하는 등 영업 환경을 개선하여 한전의 흑자 전환 및 수익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삼성동 본사 부지의 성공적 매각과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로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였다. 최근 UAE 원전운영사업 등 해외 시장에서의 미래 성장 동력 창출, 전력과 ICT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점도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한전주를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과도하게 저평가되어 있는 주가에 있다. 한전의 PBR는 최근 0.3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전의 PBR가 0.3배에 근접했던 때는 민영화 추진이 불발되었던 2002년에서 2004년, 그리고 한전이 연료비 상승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2010년과 2011년뿐이다. 시장에서 여러 이유로 올해 한전 실적을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나, 2016년 ROE가 10%대를 기록하였고, 올해도 시장 전망이 8.6%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한전 PBR가 0.36배에 머물러 있는 것은 과거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바는, 한전 실적과 관련된 불안 요인과 리스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다. 2016년 평균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배럴당 43달러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2017년 평균 유가 전망은 배럴당 52.5달러이다. 유가 1달러 변동 시 한전의 영업이익 변동 민감도가 연간 약 52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유가 상승에 따른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은 0.5조 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부터 상승한 석탄 가격의 경우 2016년 평균 톤당 66달러에서 현재 70달러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석탄 가격 1달러에 따른 영업이익 민감도는 약 1200억 원이므로, 올해 평균 석탄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은 1.2조 원 수준이다. 여기에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에 따른 매출 감소 약 0.6조 원을 모두 합해도 2.3조 원인데, 이러한 실적 감소 요인들이 알려지면서 한전의 시가총액은 작년 5월 고점 대비 약 13조 원이 사라졌다. 실제 악재의 영향력 대비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된 것이다.

증권가에는 ‘CEO 주가’라는 말이 있다. CEO의 능력, 자질, 철학과 경영 성과는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주가에 반영된다는 의미이다. 모든 악재가 이미 넘치게 반영되어 주가가 저평가된 현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관심이 높은 조환익 사장의 연임이 결정된 지금이 바로 한국전력을 눈여겨봐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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