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이 3년 전 여객기 실종과 추락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오는 8일은 말레이시아 항공의 MH370 실종 3주기다.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항공기는 2013년 3월 8일 실종됐다. 인도양 남부에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수색은 성과 없이 종료됐다. 2013년 7월에는 탑승객 295명을 태운 보잉777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난 뒤 3년간 말레이시아 항공은 직원 6000명을 해고하고 장거리 노선을 없애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의 비용 절감 노력과 작년 5월 취임한 피터 벨레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쇄신이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항공의 좌석이용률은 지난 4분기 8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좌석이용률인 70%에서 급상승한 것이다. 비즈니스석 이용률도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5월 크리스토퍼 뮐러 전 CEO는 회사를 떠나며 말레이시아 항공이 거의 파산 직전이나 다름없다고 선언했다. 이를 고려하면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셈이다. 벨레 현 CEO는 취임 당시 항공사의 이름과 로고를 변경하는 것을 고민했었다. 그러나 반대로 기존 브랜드 홍보 방식을 유지하면서 신문 광고와 같은 전통적인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벨레 CEO는 “우리는 그 사고를 외면할 수 있다”며 “그것은 끔찍한 비극이며 우리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벨레 CEO는 파리,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을 포함한 대부분의 장거리 노선을 차단했다. 대신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집중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벨레 CEO는 매출 회복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작년에 그는 말레이시아 항공과 계약한 여행사들을 찾아다니며 2014년 사고를 직접 사과했다. 작년 7월에는 협력 여행사들을 회사로 초대해 행사를 열었다. 벨레 CEO는 엘비스 프레슬리 노래를 부르며 행사를 이끌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 항공이 수렁에서 벗어났지만 저가 항공사 간 경쟁 심화는 난제로 남아있다. 말레이시아의 또 다른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와 말린도항공은 올해 30대의 신규 항공기를 인도할 계획이다. 링깃 가치 하락도 걸림돌이다. 연료비와 항공기 인도 비용 모두 달러로 내기 때문에 링깃 가치가 떨어지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2019년까지 중동 지역으로 노선을 확대해 경쟁력을 갖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