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선 앞두고 차기 정부 조직개편 논의 활발

입력 2017-03-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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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더미래연구소는 지난 1월12일 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 토론회를 열고 정부조직개편안을 논의했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19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4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고 벌써 관료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19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4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조직 개편 방안이 횔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조직개편이야말로 인수위 없는 차기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문제로 본다. 최근 국회에서는 상임위원회 차원의 정부 조직개편 토론회가 자주 열리고 정당에서도 후보 캠프와 별도로 조직 진단과 개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현 정부 들어 신설된 국민안전처와 함께 최우선 개편 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창조경제를 주도한 미래창조과학부를 폐지 1순위로 꼽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슬로건이었던 ‘창조경제’를 총괄한 부처였던 만큼 정권교체가 현실화되면 조직 축소 또는 개편이 불가피하다. 중앙부처 중 정권교체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데다 비대해진 몸집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 대선주자 문재인 캠프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기구로 제4차 산업혁명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 추진을 위한 범부처 총괄기구 성격이다. 또 당 차원에서 미래부의 과학기술, ICT 부문을 각각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로 분리 독립시키는 방안과 ICT 부문을 산업부로 이관하자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건 이후 해양경찰청 해체와 함께 신설된 국민안전처도 조직 개편 대상 부처로 거론된다.

안전처는 옛 안전행정부의 안전전담 조직과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이 통합해 지난 2014년 11월 신설된 조직이다. 해양경찰청은 해체 이후 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지위가 격하됐다.

유례없는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가 없고 정부조직 개편을 누가 주도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안전처 내부는 벌써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유력주자들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헌재의 결정으로 탄핵이 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전격 폐지한 해경 부활은 내부적으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해경 부활론은 2016년 10월 불법 중국어선이 우리 측 해경 고속단정을 침몰시킨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경본부가 위치해 있던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었다. 장관까지 가는 과도한 보고체계와 해경 해체에 따른 수사권 축소로 중국어선 문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런 가운데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민주당 의원 10명의 찬성을 받아 해경을 부활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위 의원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해경을 해양수산부 산하의 독립된 외청으로 격상해 부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방방재청 부활 여부도 관심이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해경 독립과 함께 소방방재청 부활을 약속한 바 있다.

소방방재청은 옛 안전행정부 외청으로 있다가 안전처가 신설되면서 중앙소방본부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폐지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안전처의 안전기능과 행정자치부의 자치기능이 합해진 ‘안전자치부’나 행정자치부의 행정기능과 인사혁신처의 기능이 합쳐진 ‘행정혁신처’ 신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교육부는 개편 또는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를 신설해 장기적인 교육정책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등이 교육부 폐지론을 언급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교육부를 없애고 교사·학부모·정치권이 참여하는 국가교육위원회와 이를 지원하는 교육지원처로 재편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최근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교육부 조직발전 방안 정책연구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외부에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메르스 부실방역의 보건복지부 역시 기능 축소나 다른 부처와의 통폐합 가능성이 크다. 보건과 복지를 나눠 전문성을 살리되, 질병관리본부와 농림부 등으로 산재해 있는 방역 기능을 통합·운영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도 예산부서와 정책부서로 쪼개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대선주자들이 개편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민주당 싱크탱크 중 하나인 더미래연구소는 최근 토론회에서 거대 공룡조직인 기재부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를 예산·세제·국고를 총괄하는 국가재정부와 국제·국내금융을 담당하는 금융부로 분리하는 방안, 기획예산처(예산+기획)와 재정금융부(세제+국제·국내금융)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창구 역할을 했던 문화체육관광부도 해체해 기능별로 다른 부처에 통합시키거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다시 통상 기능을 떼어내 외교부에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청을 장관급 부처로 격상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자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야당은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나 창업중소기업부로 격상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밖에도 여성가족부를 없애자는 등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 없이 출범해야 하는 차기 정부는 조직 개편안의 윤곽이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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