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공시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임을 밝힌 삼성전자가 최근 지주사 전환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자 증권가에서는 “주주들을 조롱하는 처사”라며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이 정보의 내부통제(보안)성 때문에 검토단계에서 공시 한 이후 아니면 말고 식의 발표는 신중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주주들을 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29일 수시공시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기업구조 변환을 발표하면서 약 6개월 정도의 소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은 5월경 삼성전자가 지주사 전환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달 24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은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결과,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주사 전환을 중단을 시사했다.
이 연구원은 “사전 공시 등을 통하여 검토기간까지 명시한 상황에서 합당한 근거도 없이 그것도 정기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주회사 실행이 쉽지 않다고 하는 것은 주주들을 조롱하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지주사 결정을 뒤집은 배경에는 매니지먼트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언론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이 대내외적인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최순실 사건 등으로 인한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삼성그룹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였다면 이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재지변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삼성그룹이 불과 5~6개월 대내외적인 상황에 대하여 예측 안돼서 지주회사 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은 매니지먼트에 크나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그룹의 이같은 주주소통 방식이 시장의 신뢰와 연결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약 향후에도 삼성그룹이 이런 식으로 주식시장과 계속해서 소통하게 된다면, 국내 1위 그룹이라도 주식시장에서 신뢰성을 잃으면서 소외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