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폭행당한 여성을 구해내 '낙성대 의인(義人)'으로 불리는 곽경배(40) 씨가 피해 여성에 대한 비난을 그만해달라고 요청했다.
곽 씨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 7일 낙성대역에서 일어났다. 당시 곽 씨는 낙성대역 개찰구 부근을 지나가던 중 30대 여성이 50대 남성 김 모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며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치는 것을 목격했다. 이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가자 때리던 김씨는 급하게 역 밖으로 도망쳤다.
곽 씨가 뒤쫓아가 "아저씨"라고 부르자 김 씨가 뒤돌아 보면서 "너 뭐하는 XX야"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곽 씨가 "아니 사람을 왜 때립니까"라고 되묻자 "너도 죽을래"하고 칼로 위협했다.
이때 김 씨가 휘두르는 칼에 곽 씨는 오른쪽 팔뚝을 찔려 오른팔 동맥과 신경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끝내 곽 씨는 몸싸움을 벌이다 건물 화단에서 김 씨를 붙잡았다. 또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을 지켜보던 주변의 고등학생들과 시민들이 가세해 곽 씨를 도와 출동한 경찰에게 김 씨를 인계했다.
이후 곽 씨는 인근 보라마병원으로 이송돼 7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현재 휴식 중이다. 수술비는 수백만 원이 들었으며 재활 치료도 2년 남짓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후 온라인상에선 피해 여성을 비난하는 의견이 쇄도했다. 곽 씨는 큰 부상을 입으면서 피해 여성을 도왔는데, 당시 피해 여성은 자리를 피했으며 사건 이후에도 '나 몰라라'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방송에서 곽 씨는 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인터넷을 보니까 (피해 여성이) 그 자리를 이탈한 걸 두고 비난여론이 일고 있더라"라며 "(피해 여성도) 정말 피해를 많이 입은 피해자다. (피해 여성이) 그날 저녁에 경찰에 묻지마 폭행을 당했던 사람이라고 다시 신고하셔서 내가 쌍방폭행으로 몰리지 않게 (증언)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에 대한 오해나 비난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곽 씨의 이야기를 접한 LG복지재단은 이날 곽 씨를 'LG 의인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치료비를 포함한 상금 5천만 원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