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나란히 ‘비밀 디자인’ 특허 등록… 별도 연구개발팀 꾸려 관련 규제·적용 기술 검토 중
‘전장’과 ‘인공지능(AI)’ 다음은 ‘드론’이 될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드론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아직은 사업성을 검토하는 수준이지만, 관련 디자인 특허를 꾸준히 등록하며 향후 본격 진출을 대비하고 있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드론 디자인 특허 3건을 등록 완료했다. 지난해 말 원반형태의 드론 디자인 특허를 등록한 이후, 추가 특허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번 디자인 특허는 비밀디자인으로 분류돼 모습을 알 수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등록한 원반디자인 특허는 원반형 우주선 모양을 모티브로 했으며 카메라 장착이 가능하도록 해 주목을 받았다. 드론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사진 혹은 동영상으로 찍는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우주선’콘셉트다. 예를 들어 혼자 여행을 할 때 띄워놓으면 드론이 알아서 사용자의 움직임과 경로를 따라가면서 촬영하는 것이다. 당시 업계에선 이 제품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기어360 카메라, 기어VR 등 다른 삼성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디자인이 공개되지 않아 어떤 형태의 드론인지 추측하기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첫 드론 디자인 특허는 콘셉트를 공개하며 시장에 관심을 충분히 끌었다”며 “이번에는 디자인 콘셉트를 비밀에 부치며 향후 신사업 진출을 포석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2건의 드론 디자인 특허를 등록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추가로 1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LG전자는 모두 비밀 디자인 특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드론 관련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별도 팀을 구성해 관련 규제나 적용 기술 등을 검토하고, 일부 업체와 부품 공급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그간 스마트폰 사업을 통해 무선통신 및 카메라 모듈, 배터리 등에서 혁신 기술을 확보한 만큼 드론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지난해 만들어진 차세대사업팀에서 전경훈 팀장(부사장)을 중심으로 드론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사업팀은 지난 수년 간 차세대 5G 무선통신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다양하게 개발해 왔다. 5G 통신 기술을 이용한 자율주행 드론 등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9월 중국 드론 제조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삼성과 LG 모두 드론 사업 여부는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업 다각화 관점에서 드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다만, 규제 완화 및 수익성 찾기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매쿼리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드론 산업은 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600만 개의 상용 드론이 세상을 누빌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