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원 안찾고 제살깎기 경쟁” 지적
증권사들이 금융시장 온라인화에 발맞춰 비대면 계좌 고객을 잡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한창이다. 경쟁적인 무료 수수료 혜택이 이어지면서 중장기적 수익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등 온라인 뱅킹 고객 증가에 따라 지난해부터 비대면 계좌를 대폭 늘렸다. 최근 들어 주식 수수료를 아예 면제해주는 증권사가 크게 증가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025년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 수수료를 면제한다. KB증권 역시 5년 간 수수료 무료 혜택을 발표했고, 최대 25만 원의 스마트폰 지원금까지 내걸었다. 한국투자증권도 향후 5년 간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중소형 증권사들도 무료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었다. KTB투자증권은 무려 10년의 수수료 면제 기간을 제안했다. IBK투자증권은 오는 6월 30일까지 온라인 주식 수수료를 12개월 무료로 제공한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주식 10년, 선물옵션 1년의 수수료를 없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온라인 계좌개설에 따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비대면 은행 계좌개설은 2015년 12월부터 도입됐고, 지난해 2월 말부터는 증권사 계좌도 비대면으로 개설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 면제에 따른 금전적 이득이 뒤따르지만 증권사들은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증권업이 안정적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적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무료 수수료 정책은 증권사의 대표적 수익 모델인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다른 상품의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 거래 수수료 무료가 경쟁적으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증권업황이 개선되고 거래량이 증가해 수수료를 다시 적용하려고 한다면 반발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