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칩 제조업체 퀄컴이 올해 회계연도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스마트폰용 칩을 공급받는 삼성전자가 퀄컴의 최신 칩을 탑재한 갤럭시S8를 출시하면서 실적 호조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회계연도 3분기 실적 전망 역시 끌어올렸다. 이날 퀄컴 주가는 시간외 거래서 2% 가까이 상승했다.
19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퀄컴은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퀄컴은 회계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9.6% 떨어진 5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된 매출은 59억9000만 달러로 시장전망치(58억7000만 달러)보다 높았다. 특히 특허를 둘러싼 법정 분쟁으로 실적 타격이 가장 우려됐던 퀄컴의 기술특허 사업부의 매출이 회계 2분기 약 5% 늘어난 2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는 22억4000만 달러였다. 특허 사업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회사 세전 순이익의 85%를 차지할 만큼 핵심 사업부다.
회계연도 3분기 전망 역시 끌어올렸다. 회사는 올해 회계 3분기 순이익이 주당 90센트~1.15달러, 매출은 53억~6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톰슨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보다 웃도는 것이다. 애널리스트 3분기 실적 전망 평균치는 주당 순이익이 1.09달러, 매출은 59억4000만 달러였다.
퀄컴이 이처럼 각종 소송에도 실적 호조를 기록한 배경에는 삼성의 갤럭시S8이 있다. 갤럭시S8에는 퀄컴의 최신 칩은 스냅드래곤835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특히 회계 2분기에서 스냅드래곤835 평균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이에 대한 수혜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퀄컴의 반도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제품 중 하나다. 특히 스마트폰 업체들이 5G 신기술 채택하게 되면 퀄컴의 영향력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S8 출시와 중국 오포, 비보, 샤오미, 메이주 등 스마트폰의 급성장이 퀄컴의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회사는 중국에서 스냅드래곤 스마트폰 칩 매출은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퀄컴은 실적 전망을 끌어올리기는 했으나 애플과의 소송전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애플은 올 1월 퀄컴이 공급해 온 칩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소송과 함께 로열티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 지불을 거부했다. 다만 퀄컴은 애플이 실제로 올해 회계 2분기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애플의 미지급금이 퀄컴에 지불하라고 하는 금액과 비슷해 회계 3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애플이 소송 결과에 따라 3분기 로열티를 적게 낼 수 있어 이 기간 실적 전망을 종전보다 더 넓게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퀼컴은 지난 10일 애플이 “라이센스에 대한 공정한 가치보다 적게 내고 있다”고 맞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