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억 원대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그의 '40년 지기' 최순실(61) 씨의 첫 재판이 다음달 2일 열린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신동빈(62) 롯데 회장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는다.
정식 재판 전에 열리는 공판준비기일에는 사건의 쟁점과 입증계획 등을 정리한다. 검찰은 공소요지를 밝히고 제출한 증거목록을 설명한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인정하는지와 증거에 대한 동의 여부를 밝힌다. 서증과 증거 등 향후 증거조사 계획도 세운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삼성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뇌물로 볼 수 있을지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에게서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최 씨가 삼성에서 돈을 받아낸 것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반면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이재용(49) 삼성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주는 청탁의 대가로 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대기업들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 원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지원"이었다고 주장한다. 국정 기조인 '문화 융성' 등에 부응해 기업들이 출연금을 낸 것일 뿐 강요나 압박은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2~3차례 공판준비기일을 더 연 뒤 본격적으로 재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식 재판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40년 지기’인 최 씨가 법정에 나란히 선다.
박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뇌물수수·제3자 뇌물수수ㆍ제3자 뇌물요구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와 공모해 신동빈 롯데 회장으로부터 K스포츠재단에 뇌물 70억 원을 내게 하고, 최태원 SK 회장으로부터 89억 원의 뇌물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