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씨알이’ 인천공장부지 개발 기대감에 매년 자금 수혈…현재 개발 중단상태
부진한 태양광 수요에 중국발(發) 치킨 게임까지 겹치며 고전하고 있는 OCI가 부실 계열사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모기업의 무리한 지원이 그룹 전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가 계열사인 디씨알이에 지난 10년간 출자한 금액은 총 1조298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매년 자금 지원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08년 5월 OCI가 인천공장 용지 개발을 목적으로 물적 분할해 세운 디씨알이는 분할 후 첫 회계연도인 2009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OCI는 2011년 500억 원 출자를 시작으로 2012년 3월 300억 원, 7월 3300억 원, 2013년 134억 원, 2014년 471억 원, 2015년 168억 원, 2016년 380억 원을 출자했다. 해마다 꼬박꼬박 자금을 수혈해 온 것이다.
2014년에는 4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대여해 주기도 했다.
디씨알이의 3년 평균 연매출 규모는 3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매년 발생하는 차입금 이자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모기업인 OCI의 지원 없이는 사실상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씨알이에 대한 OCI의 자금 수혈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디씨알이가 분할하면서 가지고 나온 인천공장 부지에 대한 개발 기대 때문이다.
인천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에 OCI의 본관 부지가 포함된 것. 디씨알이는 이 개발사업의 시행도 맡았으나 OCI와 인천시가 지방세 납부 여부를 두고 소송을 벌이면서 개발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OCI는 최근 OCI스페셜티의 말레이시아 법인 엘피온도 상황은 좋지 않다. OCI는 OCI스페셜티를 통해 엘피온에 1300억 원가량을 출자했으나 최근 사업보고서에서 엘피온과 관련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사실상 청산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OCI는 800억 원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한편, OCI는 지난해 영업이익 1207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 1465억 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