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일본과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에 우려를 표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통상 공격에 대한 타깃이 중국에서 일본과 멕시코 등 다른 국가로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전날 웹사이트에 ‘멕시코와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라는 성명을 내고 양국 무역적자 규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상품 및 서비스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대일 무역적자는 64억9200만 달러였다. 이는 전월인 2월(48억8000만 달러)에서 33% 증가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멕시코에 이어 3번째 규모였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정권은 일방적인 무역 관계에서 벗어나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일본과의 무역 불균형 시정에 서두를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풀이했다. 앞서 로스 장관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방안 등 양자 무역관계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신문은 미국 무역적자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성명에서 “대중 적자가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통상 공격 대상에 중국이 빠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3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전월대비 1.1% 줄었지만 2월에는 5.3% 증가했다. 분기별로 봤을 때는 증가세다. 반면 일본의 3월 대미 무역적자는 지난 2월 전월대비 11.6% 감소한 데 따른 반동으로 분기별로 볼때 감소세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압박 정책을 놓고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무역 문제를 일시적으로 보류됐다고 평가했다.
로스 장관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 이후 재협상 대상은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무역적자 규모가 큰 3대 주요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대북 압박에 협조한 중국과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EU은 최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을 재개했다.
한편 3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전월대비 5.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