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유럽 성향 마크롱이 극우 민족주의자인 르펜에게 이긴 것에 축하 메시지 보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프랑스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당선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친유럽 성향의 마크롱이 극우 민족주의자인 마린 르펜에게 승리한 것에 EU 역내 지도자들이 축하 메시지를 일제히 보냈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크롱의 EU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그의 최대 맞수인 마린 르펜과 완전히 대조를 이뤘다. 르펜은 프랑스의 EU 탈퇴와 유로화 폐지를 공언해왔기 때문에 마크롱이 압승한 것은 프랑스 국민의 EU에 대한 신임으로 간주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와 EU 비판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EU의 앞날에 그림자가 드리워졌으나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가 이런 어둠에 한 줄기 빛을 내린 셈이다.
이에 EU 지도자들은 발 빠르게 마크롱의 승리를 축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밤 마크롱과의 전화통화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의 결정은 유럽에 대한 분명한 헌신”이라며 기뻐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마크롱의 승리는 유럽에서 탈퇴하려는 위험한 프로젝트에 대한 확실한 거부”라고 강조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마크롱에게 축하서신을 보냈다. 이 서신에서 그는 “EU의 역사는 프랑스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대선 과정에서의 토론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역에 메아리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크롱이 강력하고 진보적인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한 것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에 앞서 EU 관리들은 공공연하게 르펜이 승리하면 EU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대선과 지난 3월 네덜란드 총선에 이어 이번 프랑스 대선까지 친EU 정치인들이 잇따라 승리하면서 EU는 브렉시트 좌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한 EU 고위 관리는 “프랑스 대선은 세 번째이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제 초점은 오는 9월 독일 총선으로 맞춰지고 있다. 메르켈 현 총리가 4선을 노리는 가운데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도전하고 있다. 메르켈이 이끄는 기독민주당은 이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슐츠의 사회민주당에 승리해 총선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