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치킨과 라면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단행된 이후 다른 서민 먹거리 음식들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BBQ는 이달 1일 자로 황금올리브치킨 등 10개 품목의 가격을 품목별로 8.6~12.5% 인상했다.
앞서 BBQ는 제품당 9~10% 수준으로 치킨값 인상을 추진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 속에 꼼수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동에 나서 인상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가격 인상을 강행하면서 교촌치킨 등 다른 치킨업체들의 가격인상을 자극하게 됐다.
삼양식품은 이달부터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브랜드 제품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4% 인상했다. 삼양라면은 기존 760원에서 810원으로 6.5% 인상하고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5.9% 올렸다. 불닭볶음면, 나가사끼짬뽕, 맛있는라면, 간짬뽕 등은 각각 5.0% 인상시켰다. 1위 라면업체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시킨 상태이다.
음료 가격도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밀키스, 레쓰비, 실론티, 솔의눈, 핫식스 등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품목별로는 칠성사이다 250㎖ 캔이 7.7% 올랐고 펩시콜라 1.5ℓ 페트가 3.7% 상승했다. 밀키스 250㎖ 캔, 실론티 240㎖ 캔도 각각 10% 인상됐다.
이같이 식품 가격 인상이 끊이지 않자 소비자들은 국정 혼란으로 인한 권력 공백기를 틈타 업체들이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올해 1월에 4년 3개월 만에 2.0%를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2월에 상승률이 1.9%로 잠시 주춤했지만, 3월에 다시 57개월(4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2.2%까지 급등했다. 4월 소비자물가 역시 2%에 근접한 1.9% 수준에 머물면서 물가불안은 여전하다
지출 비중과 구입 빈도가 높아 체감물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4월 생활물가지수도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2.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