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아빠 없는 가정으로부터 비난 사례…“광고가 아이들에게 혼란 유발”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아버지와 사별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광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세상을 떠난 아빠와의 기억을 더듬는 엄마와 아들의 대화 장면을 담은 영국 TV 광고로 자선단체와 아빠 없는 가정으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BBC방송이 보도했다.
런던 소재 광고대행사인 레오버넷이 제작한 문제의 광고는 지난 12일 첫 방영돼 7주간 전파를 탈 예정이었다. 광고 속에서 소년은 엄마와 함께 거리를 걸으면서 아빠에 관해 계속 묻는다. 마지막으로 모자(母子)는 한 맥도날드 레스토랑에 도착, 소년이 음식을 받자 엄마가 “네 아버지도 이것을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광고는 유년기에 아빠를 잃은 아이들의 아픔을 악용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특히 남편을 잃고 자녀와 함께 살아가는 엄마들과 이들을 돕는 자선단체들은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자선단체 그리프인카운터는 분노를 표시하는 부모들로부터 맥도날드에 항의해달라는 무수한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2년 전 남편과 사별한 37세의 한 여성은 “7세 아들이 광고를 보고 아버지가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시작했다”며 “그 광고는 아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심지어 화나게 했다. 아들은 나에게 광고에 나온 소년이 왜 슬퍼하지 않는지 또 다시 그가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브랜드를 광고하기에는 불필요한 주제”라고 덧붙였다.
한 여성은 “간단한 식사 한끼로 아버지가 없다는 감정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며 “고통받는 가정을 위한 한 마디의 조언이나 정보가 없었다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대변인은 “이 광고는 고객의 일상적인 삶에서 벌어지는 좋은 일과 나쁜 일 사이에서 맥도날드의 역할을 부각시키려 했던 것”이라며 “절대 고객의 아픔을 상기시키려고 했던 의도는 아니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