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업 대부분이 파리협정과 상관 없이 온실가스 감축 전략 펼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이하 파리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으나 미국 기업들은 당장 투자나 경영 전략 면에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대부분 대기업은 기존 전략과 투자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파리협정의 골자인 온실가스 감축은 주주와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 정부 차원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고, 대개 기업들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업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의 정책이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는 근거다.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력업체 중 하나인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는 화력발전에서 천연가스, 풍력,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산업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AEP의 닉 애킨스 최고경영자(CEO)는 “파리 협정에서 발을 빼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애킨스 CEO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파리 협약을 깨겠다고 밝힌 것은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일”이라며 “지금은 청정에너지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석유공급업체인 엑손모빌은 앞서 지난달 30일 “파리협정에 남아있길 바란다”는 서신을 백악관에 전달했다. 엑손모빌의 대런 우즈 CEO는 같은 달 31일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기후 변화라는 도전에 직면하려면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드는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출시하고 2020년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자동차 핵심인 동력전달장치)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는 “오늘의 결정은 미국이 세계에서 위치한 리더십과 환경 정책에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다우케미칼,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주요 기업 CEO들은 트럼프의 발표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반면 미국 최대 석탄업체인 머래이에너지를 포함한 몇몇 화력발전업체들은 트럼프의 결정을 환영했다. 머래이에너지의 로버트 머레이 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지키는 동시에 미국의 화력발전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며 “저비용의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철강 전문 컨설팅업체인 월드스틸다이내믹스의 애덤 그린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결정이 즉시 업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철강 제조사들의 생산 공정비용에 앞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