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 깜짝 출연해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들려줬다.
오바마 여사는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열리고 있는 WWDC에 참석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순서를 진행했다.
앞서 쿡 CEO는 WWDC 개막 첫날인 지난 5일에 기조연설을 마치면서 오바마 여사가 6일 행사에 출연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쿡 CEO 취임 이후 애플은 정치ㆍ사회적 이슈에서 점점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 오바마 여사를 초청한 건 동성애 권리 보장, 인종 차별 반대, 다양성 이슈와 같은 사회적 문제의 전면에 선 애플의 입장을 어필할 목적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서 나온 이후의 생활과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오바마 여사는 “우리 부부는 지난 10년간의 믿을 수 없는 백악관 여정의 압박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으며, 이제 좀 숨을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여사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최근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여사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세상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언론과 지식인 사회의 불만과 우려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오바마 여사는 또 더 많은 여성이 IT 업계에서 일하려면 우선 여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고용 비율은 20% 안팎으로 수년간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영부인 시절이던 2015년에 ‘렛 걸스 런(소녀들을 교육하자)’이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바 있다. 그는 “일터에서 여성의 평등성과 접근성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아직도 전 세계에 수백만 명의 소녀들이 교육의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여자는 교육받을 필요가 없다고 믿는 문화적 장벽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여사의 이날 참석은 비공개여서 그의 발언이 방송으로 중계되진 않았다. 이에 쿡 CEO는 팬들을 배려해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여사와 함께 찍은 셀카를 올렸다. 더불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에게 다양성과 혁신, 용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공유해주어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