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졌다.
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재등록됐다.
신용등급 하향 주요 논리는 △설비투자 지연으로 시장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하지 못해 사업경쟁력이 악화된 점 △실적 부진 심화로 재무 안정성이 저하된 점 △투자부담 감안 시 중단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어려운 점 등이다.
금호타이어는 설비투자 지연으로 고인치·고성능 타이어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 늦어 경쟁사와 영업실적 격차가 벌어졌다. 조지아공장, 남경공장 가동으로 다소 개선될 전망이지만 공장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단기간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조지아공장에 4852억 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등 대규모투자가 본격화 된 뒤 2015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영업력 악화로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워크아웃이 종료된 2014년 262.3%에서 올해 3월 말 332.3%, 차입금의존도는 50.4%에서 53.4%로 악화됐다.
특히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이 지연되면서 신용등급이 더 하락할 위험도 남아있다. 지배구조 변동의 불확실성 해소가 실적변동성, 유동성 대응능력 등 재무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상표권 사용, 협약채권 만기연장 등과 관련해 채권단과 충돌하고 있어 더블스타와 매각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기평은 “매각 종결까지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협약 채권에 대해 한시적으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협상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기평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보다 사업, 재무역량이 떨어지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더블스타로 인수되는 것이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채권단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중국법인의 유동성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 중국 자회사들은 장기간 지속된 불매운동과 사드 보복 조치 등으로 사업 실적이 저하됐다. 중국법인들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3000억 원 수준(3월 기준)인데 보유현금은 369억 원에 불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