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배송전쟁 중...배송공유 서비스 ‘인스타카트’가 뜬다

입력 2017-06-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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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배송업계의 인력난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면서 배송에도 공유경제시대가 열리고 있다. 얼마 전 세계적인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이 식선식품 유통업체 홀푸즈마켓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덩달아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2012년에 설립된 ‘인스타카트’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국에서는 꽤 알려진 기업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스타카트는 신선식품의 즉시 배달 공유 서비스 앱 업체다. 사용자가 온라인 상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인스타카트와 계약을 맺은 사람이 실제 매장에 가서 상품을 구매한 뒤 온라인 상의 주문자에게 직접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한 마디로 클라우드 소싱을 활용한 쇼핑 대행 서비스로 우버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개념이다. 인스타카트의 배달요금은 기본 5.99달러이며, 1시간 이내 배달 또는 쇼핑액수가 35달러 미만인 경우에는 추가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개별 주문에 따라 이용 요금이 달라지는 연간 서비스 ‘인스타카트 익스프레스’는 149달러에 제공되고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지난 주말 아마존이 인스타카트의 파트너인 홀푸즈를 137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아마존과 인스타카트의 배송 전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인스타카트는 지난해 홀푸즈와 5년짜리 독점 배송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홀푸즈가 자체 배송 시스템을 구축 중인 아마존에 넘어가면서 남은 계약기간이 지켜질 지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인스타카트는 16일 성명을 통해 “애초부터 우리는 식료품 업체가 온라인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해왔다”며 “아마존이 모든 슈퍼마켓 및 구멍가게들과 전쟁을 선포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스타카트

인스타카트는 아마존 출신의 30대 청년 아푸르바 메타가 설립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마운틴뷰와 팔로알토에서 처음 인스타카트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18개 도시로 범위를 넓혔다. 2015년 5월 시점에 이 회사의 가치는 약 20억 달러로 평가됐는데, 현재는 34억 달러로 더 뛰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인스타카트를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회사로 평가하기도 했다.

인스타카트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건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신선식품 배송에도 공유경제의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인스타카트의 쇼핑 대행을 하는 사람은 남는 시간에 ‘쇼퍼(바이어)’로서 인스타카트와 계약한 일반 사람들이다. 이러한 쇼퍼가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받고 지정된 상점에서 상품을 구입, 자신의 차로 고객의 집까지 배송하는 것이다. 고객의 주소 및 주문을 바탕으로 생성된 알고리즘이 상점과 쇼퍼의 최적의 조합을 결정하므로 배송이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이뤄져 다른 온라인 쇼핑몰 배송에 비해 훨씬 빠르다. 메타 CEO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선식품은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바로 받고 싶어한다. 이 요구를 사업화해 인스타카트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카트는 홀푸즈 외에 코스트코와 타깃 등 미 전역의 160개 이상의 소매업체와 계약을 체결, 다른 여러 브랜드의 상점에 주문을 일괄적으로 배송할 수도 있다. 메타 CEO는 “아마존이나 월마트스토어와 다른 것은 손님들에게 상점 선택지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퍼블릭스, 웨그맨스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처럼 오픈 배송을 사업화한 인스타카트의 존재는 배송업계에는 새로운 위협으로 작용한다. 자비 부담 창고와 트럭, 정부 승인이 없어도 택배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다음 사냥감으로 인스타카트를 노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홀푸즈 계약을 인스타카트에 몰아줘 아마존의 자체 배송으로 특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서는 인스타카트 외에 도어대시(DoorDash)나 포스트메이츠(Postmates) 캐비어 같은 배송 공유 업체들이 속속 생겨 고객을 늘리고 있다. 포브스는 인스타카트와 같은 배송 공유 서비스가 확대하면 고객에게 편의성, 품질, 가치를 모두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식품유통 기업들은 고객 기반을 늘리길 원하는 만큼 유사 업체가 계속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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