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라운지] “우리 창업자를 돌려줘요”…스타트업에서 창업자 CEO의 존재감

입력 2017-06-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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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칼라닉 우버의 전 최고경영자(CEO). 1000명이 넘는 우버 직원들이 칼라닉의 복직을 청원하는 데 서명했다. 사진=AP뉴시스

“돌아와요 칼라닉!”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테크놀로지의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뒤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우버의 직원들이 칼라닉의 복직을 요구하는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칼라닉은 사내 성·인종 차별 논란과 성추행 사건 등을 방치해 회사 이미지를 추락시켰다는 이유로 주주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다가 결국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밀려났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건 퇴사한 한 여성 엔지니어의 사내 성희롱 행태 폭로가 계기가 됐다. 이후 그간 곪아있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는데, 직원 간 성추행과 마초적인 사내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칼라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자문단에 합류하자 이용자 사이에서 우버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지기도 했다. 알파벳 자율주행차량 자회사 웨이모 기밀 유출로 인한 소송에 휘말리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칼라닉의 독불장군식 경영스타일이 원인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칼라닉은 8년 전 맨 손으로 우버를 창업해 몸값이 68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으로 일궜다. 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상당수 직원은 그의 독선적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시점에 칼라닉 전 CEO를 ‘운영 직무(operational role)’ 복직시켜달라는 청원에 서명한 직원들이 10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우버의 전 직원 수는 1만4000명이다. FT는 “전체 직원 수에 비해 적은 수의 인원이 서명했지만 탄원서 서명으로 직원들에게 칼라닉의 부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우버의 제품관리자인 마거릿 앤 세거는 그의 페이스북에 “(우버 사측의 해임 결정에 대해) 화나고, 슬프고, 당황스럽고, 매우 비통스럽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녀는 전 직장이었던 페이스북보다 우버 내부의 경쟁 환경에서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 끝에 사임했지만 사내에서 칼라닉의 복직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창업자가 이끄는 스타트업에 얼마나 애착이 강한지, 또 강한 리더십을 가진 설립자가 자신이 직접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사례가 얼마나 드문 일인지를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우버 사태는 칼라닉 개인의 성공과 실패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대부분이 우버처럼 창업자가 경영까지 도맡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임직원이 사업 초기의 부적절한 관행을 눈감아 주는 게 또 다른 우버 사태를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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