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신진 여성과학자들이 과학 연구에 더 집중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여성과학자들에게 지원과 혜택이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27일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개최된 ‘제16회 한국 로레알ㆍ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서 손영숙(59) 경희대학교 교수가 기초연구부터 세포치료제 실용화에 이르기까지 국내 의생명과학 분야 기술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학술진흥상을 수상했다. 손 교수는 “국내 최고 권위의 여성과학자상이라 불리는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2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세포생물학,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던 결과가 이런 영예로 돌아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경희대학교 생명공학원ㆍ의과학연구원 재생의학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인 손 교수는 지난 26년간 세포치료제 실용화 연구를 수행해왔으며 최근까지 146편의 SCI논문 발표와 36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등 연구 업적을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의 자가 치유 기전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신에 실린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줄기세포치료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교수는 “최근 생명과학 분야 및 의학계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연구가 실용화 단계까지 이어져 궁극적으로 환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올해부터 본 상의 시상 범위가 기존 생명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분야의 여성과학자들로 확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많은 신진 여성과학자들이 과학 연구에 더 집중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여성과학자들에게 지원과 혜택이 돌아가길 바란다”며 신진 여성 과학자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훌륭한 연구 결과를 내야 하는 과학자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사회의 편견이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라며 "실제로 과학 분야에서는 아직까지도 남성이 좀더 나은 연구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선입견이 일부 남아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손 교수는 “특히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이로 인해 성과를 내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공계에 관심이 있는 여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고 선배 여성과학자들이 이뤄낸 주목할만한 연구 결과에 용기를 얻어 원하는 꿈과 직업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도유망한 젊은 여성과학자 3인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수상자로는 △박현지(32)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생명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 △박진실(36) 가톨릭대학교 류마티스연구센터 연구교수 △이사민(35)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심장내과 조교수가 선정됐다. 이날 선정된 학술진흥상 및 펠로십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각각 연구지원비 2000만 원과 500만 원이 수여됐다.
지난 2002년 로레알코리아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공동으로 제정한‘한국 로레알ㆍ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은 한국 여성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올해로 총 6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존의 ‘여성생명과학상’이라는 타이틀을 ‘여성과학자상’으로 개명해 수상 범위를 과학 전 분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