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인구 절벽에 부딪혔다는 사실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 사회보장ㆍ인구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65년 일본 인구는 2015년 대비 30% 감소할 전망이다. 또 50년 뒤 일본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 1.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된다. 15~64세의 생산 가능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60.8%(7728만 명)에서 2065년에 51.4%(4529만 명)로 감소한다. 반대로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26.6%(3387만 명)에서 38.4%(3381만 명)로 높아진다.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일본 경제의 약 60%를 차지하는 소비 동력이 떨어진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일본 기업들이 일하는 여성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일본의 대표 드럭스토어 마쓰모토키요시는 일하는 여성 손님을 끌어들이고자 최근 도쿄 긴자에 새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긴자에는 지하 6층~지상 13층 규모로 지어진 총 면적 4만 7000㎡ 규모의 ‘긴자식스’가 들어서면서 일본 최대 상업 지구가 새로 꾸려졌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 마쓰모토키요시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드럭스토어를 오픈했다. 바쁜 여성들을 위해 ‘10분 뷰티’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눈썹 다듬기, 간단한 메이크업, 네일 아트 등을 매장에서 선보인다.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뜻한다. 약국을 연상케 하지만 그 이름과 달리 드럭스토어 제품의 90%는 화장품과 미용 기구다. 마쓰모토키요시의 마쓰모토 다카시 상무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언제든지 채울 수 있는 도심형 매장”이라고 해당 매장을 설명했다.
일본 드럭스토어가 인구 절벽을 돌파하는 또 다른 방법은 지방 도시에서 도시로 매장을 이전하는 것이다. 규슈와 오키나와 등 일본 남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드럭일레븐’이라는 드럭스토어는 다음 달 도쿄 주오 구 교바시에 매장을 새로 연다. 총 2층 규모의 매장은 주변 직장인 여성을 주요 소비층으로 삼았다. 여성 고객을 위해 미용 자격증을 가진 점원을 고용해 로션, 클렌저 등의 선택을 돕고 구체적인 사용법도 알려주도록 교육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3년간 도쿄 내에서만 10개 점포를 내 도쿄에서 수익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