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지가 상승·방문객 증가 등 호재
우주선 모양을 한 애플 신사옥 ‘애플파크’에 직원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애플은 2011년 애플파크 설립 계획을 공표한 뒤 2013년부터 애플파크를 지었다.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직원 이주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몇 달 안에 1만2000여 명의 직원이 이주를 완료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280만 평방피트(약 26만㎡) 규모의 애플 신사옥은 4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중심에 스티브 잡스 창업자 극장을 두었다. 애플의 조나선 아이브 최고디자인책임자(CDO)는 애플파크를 짓는 데 50억 달러(약 5조6200억 원)가 들었다고 밝혔다.
애플 신사옥 덕에 쿠퍼티노 지역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쿠퍼티노와 가까운 캘리포니아의 서니베일 지역에는 95개 개발 프로젝트가 계획 단계에 있다. 디아나 J.산타나 도시 계획 전문가는 “전에 없던 일”이라고 이를 평가했다. 또 작년 초부터 쿠퍼티노 지역 다운타운에 120개 가구의 아파트와 상점, 레스토랑, 카페가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쿠퍼티노 메이스트리트에 애플 직원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대규모 레지던스가 문을 연다. 이 레지던스를 주관한 샌드힐호텔의 마크 린 담당자는 “애플 직원들이 호텔에서 필요할 게 무엇이 있을지 애플 본사와 상의했다”며 “애플 직원들은 우리의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티노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업체가 애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 신사옥이 있던 부지에는 앞서 휴렛팩커드 본사가 있었고, 9000명의 직원이 그곳에서 일했다. 그런데 애플이 이 부지에 신사옥을 짓고 나서부터 시 당국자들과 주민은 눈에 띄게 관광객 유치 효과가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사옥을 보러 쿠퍼티노를 찾는 사람들은 드론을 띄우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사는 론 닐슨은 드론을 띄워 애플파크를 촬영하며 매끄러운 곡면의 유리 외관을 담고 싶다고 밝혔다.
애플파크는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가 죽기 전까지 공을 들인 작품으로 사망 몇 달 전 잡스는 쿠퍼티노 시의회를 직접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잡스는 애플파크의 비전을 제시했고, 2년 뒤 시의회는 애플의 신사옥 설립 계획을 승인했다. 사비타 베이드하나탄 쿠퍼티노 시장은 “애플파크 안에 있는 1000석 규모의 극장은 탄소 섬유 지붕을 건축 자재로 했다”며 “이 건축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애플파크에 환호한 것은 아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한편으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현지 부동산 업자인 아트 메리언은 “2011년 애플이 휴렛패커드가 있던 자리에 신사옥을 짓는다고 발표하고 나서 매년 주변 땅값이 15~20% 상승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사로 주변 주민은 시시때때로 길이 통제되고 먼지가 날리는 등 문제가 많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애플은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주민과의 피드백을 위해 110개가 넘는 커뮤니티 모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애플의 덴 위센헌트 부동산개발 사업부 부사장은 “접수된 모든 불만 사항에 답변하려고 노력했으며 문제가 심각한 곳은 확인차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