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얼마나 버틸지”…눈칫밥 먹는 미국의 CEO들

입력 2017-07-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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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자·이사회 입김 세져

▲제프 이멜트 GE 최고경영자. 출처 = AP뉴시스

미국에서 최고경영자(CEO)가 해임됐다는 뉴스는 더는 뉴스가 아니다. 행동주의 주주들과 이사회의 입김이 그 어느 때보다 세져 미국의 CEO들이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한 달 동안만 제너럴일렉트릭(GE) 우버 월풀 버팔로와일드윙스 페리고 판도라미디어의 CEO가 모두 사임했다. 이들 CEO 모두 회사를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행동주의 주주들과 이사회의 압박을 이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전 CEO처럼 직원들이 복직 청원 운동을 벌이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빠르게 다른 인물로 CEO 자리가 대체됐다.

CEO들은 조급한 이사회를 상대하는 일부터 새로운 기술력으로 무장한 기업과 경쟁하는 일까지 수많은 고난을 겪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대기업 CEO도 이런 어려움을 피하지 못한다. 올해 1~5월 시가총액 400억 달러가 넘는 미국 기업 13개가 새 CEO를 선임했다. 여기엔 포드, 캐터필러 등이 포함된다.

리더십 연구를 해온 RHR의 데보라 루빈시니어 파트너는 10년 전의 CEO를 ‘수많은 절차를 거쳐 사람들과 의논하는 선장’에 비유했지만, 요즘의 CEO는 ‘레이서’에 빗댔다. 이사회와 행동주의 주주들이 자신들에게 빠르게 수익을 가져다주는 CEO를 원한다는 의미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점점 더 기업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올해 AIG의 수장을 밀어내고 철도 공급사인 CXS코퍼레이션과 알루미늄 부품업체 아르코닉의 CEO를 쫓아낸 것 모두 행동주의 주주들의 작품이었다.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S&P500 기업과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하는 기업 중 42군데가 올 들어 CEO 교체를 단행했고 그중 3분의 1이 행동주의 주주들의 요구에 못 이긴 결과다.

최근 16년간 GE를 이끌었던 장수 CEO 제프 이멜트조차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의 긴장 관계 끝에 올여름 회사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GE의 주가가 내려간 게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된 이유였다.펠츠는 최근에도 GE를 상대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률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최근 주주들의 압박에 CEO 교체를 단행한 또 다른 기업은 포드다. 포드의 마크 필즈 CEO는 실적 부진을 비난하는 주주들의 원성을 견디지 못하고 취임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쫓겨나야 했다. 테슬라나 알파벳과 같은 회사들이 포드의 자리를 위협했고 필즈는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하지 못했다. 메드트로닉의 CEO로 지냈던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빌 조지 교수는 “필즈 CEO는 포드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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