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발표 후 서울 재건축 상승률
0.24%P 떨어졌다 도로 제자리
매물 없는 강북, 집값 상승 견인
서울 아파트 매매가 0.2% 상승
“투자수요 많아 억제 효과 없다”
“급등 가능성 낮다” 신중론 팽팽
정부의 6·19 부동산대책에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뛰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매물이 자취를 감춘 강북에서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서울 전역의 아파트 값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정부 대책의 약발이 이미 효과를 다 한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 상승하며 전주(0.16%) 대비 0.04%p 상승폭이 커졌다. 6·19대책 직전인 6월 둘째주 0.32%까지 올랐던 서울 아파트 값은 대책 직후 0.17% 상승으로 둔화됐다.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다시 주춤하며 0.16% 오름폭을 보인데 그쳤지만, 지난주 0.2%로 반등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3일 기준으로 조사한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 역시 0.11% 상승해 전주(0.10%)보다 오름폭이 다소 커졌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6·19 부동산대책 전후로 일시 휴지기에 들어갔던 거래시장이 재개되면서 기존에 나왔던 매물이 일부 거래된 영향”이라며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는 줄었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는 가격에 타이밍을 노리던 수요자들이 움직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싸게 내놓았던 매물이 회수되면서 가격 상승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서울 아파트 값이 이같이 꿈틀거린 데는 6ㆍ19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했던 강남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가 반등을 보인 영향이 크다. 7월 첫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28% 상승했다. 전주에 비해 상승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정부가 서울 전역의 전매를 봉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직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대책이 나오기 직전(0.32%)보다 0.24%p 떨어졌지만, 이후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는 전용 72㎡ 기준으로 17억 원대에 형성된 가격이 대책 이후로 5000만 원 가량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12억 원을 웃도는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76㎡가 대책 발표 이후 약 2000만~30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대책 직후 2000만~3000만 원 정도 호가가 내려앉았다가, 현재는 대책 이전의 가격을 회복했다.
반포주공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로 가격 억제 효과가 거의 없는 것 같고, 매매가 주춤하며 매물만 희귀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은 정부 대책의 약발이 다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강남권은 애초에 분양권 전매제한이 적용되고 있었던 데다 자금력이 있는 투자가들이 많아 6ㆍ19 대책의 대출 규제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부가 추가 대책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만큼 대책 이전에 보였던 가격 급등의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오는 8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따라 정책적 하방 압력이 적지 않아 5~6월과 같은 가격 급등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이달 말에서 다음달까지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세법 개정안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향후 나오는 대책을 살펴보기 전까지 정부 대책이 강남 아파트 가격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하는 것은 섣부른 짐작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