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혼하이 정밀공업(폭스콘)이 또다시 대규모 미국 투자계획안을 내놨다. 미국 위스콘신에 10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300억 달러’ 으름장에 폭스콘이 또 다시 투자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홍콩 영자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는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전날 중국 선전에서 미국의 몇 개 주와 접촉해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며 미시간주에 대한 투자는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을 방문 중인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가 함께했다. 궈 회장은 미국에 대한 신규 투자자가 자율주행차량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자동차 개발 수준은 중국을 여전히 앞서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자율주행차량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 등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하지 않았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궈 회장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 만에 또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는 점에 있다. 궈 회장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 D.C로 직접 날아와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위스콘신 주 동남부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평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생산할 대형 공장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위스콘신은 트럼프 핵심 지지층이 몰려 있는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 중 하나다. 폭스콘은 해당 투자로 이 지역에서 초기 3000개의 일자리 창출되고 잠재적으로는 1만3000개의 일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투자 계획이 발표된 지 얼마 안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소기업 경영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궈 회장이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 전제)라면서 최대 300억 투자 의향을 비췄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는 궈 회장이 백악관에서 직접 밝힌 투자 규모(100억 달러)보다 3배가 더 큰 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궈 회장을 “이 시대 훌륭한 사업가”라고 치켜세우면서 “당초 (폭스콘) 계획은 100억 달러였으나 액수가 300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미국 투자를 하며 미국 정부로부터 각종 세금 혜택이나 보조금을 받을 계획이다. SCMP는 인건비가 상승과 숙련된 기술자 부족으로 중국에 진출한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국이 폭스콘 등 제조업체에 더 매력있는 지역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궈 회장은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가 중국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