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스윙으로 바꾸니 공격적인 스타일을 할 수 있게 됐다”...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자 고진영

입력 2017-08-1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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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과 대회 관계자들이 우승 세리모니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 우승상금 1억2000만원)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동, 서 코스(파72·6545야드)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다음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우승자 고진영(22·하이트진로)의 일문일답

-시즌 첫 우승이다.

멋진 한 주를 보냈고 굉장히 기분이 좋다. 후원을 받는 입장이라 우승하고 싶었는데 의미가 크다.

-우승의 원동력은.

제주도에 일찍 와서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했다. 투어 생활하면서 항상 앞만 보며 달려왔고 상반기에 우승도 없고 힘든 시간을 보내서 부모님이 함께 여행하자고 하셨다. 13년만의 가족여행이었다.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한라산도 등반했다. 정상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서 우승한 것 같다.

-산을 원래 좋아하나.

좋아하는데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어서 높은 산을 간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왕복하는데 8시간 정도 걸린다고 나오는데 7시간만에 등반했다.

-정상에서 어떤 생각 했나.

1950m라고 알고 있다. 마지막 150m가 상당히 가파르고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직전에 쉬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서 산 아래를 내려보니 정말 아름답고 구름이 내 옆에 있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는지, 힘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더 즐기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고진영의 티샷
-오늘 경기는.

오늘은 사실 드라이버 적중률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세컨드 지점이 러프에 있던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공이 잠겨 있지 않고 항상 떠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는데.

위기 상황에서도 내 자신을 믿고 내 스윙을 믿었던 것이 주효했다.

-작년과 올해 스폰서라든지, 스윙이라든지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일단 작년에는 박성현이라는 대세를 항상 따라가는 입장이어서 내 자신을 채찍질하고 가혹하게 투어생활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성현 언니가 미국으로 진출하고 나면서 쫓았던 대상이 없어지니 조금 목표의식이 사라졌던 것도 있고, 올 시즌 초반부터 큰 기대를 받으면서 부담감이 많이 생겼다.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도 쉬는 동안 레슨도 받고 연습 많이 했다. 앞으로도 안 좋은 습관들이나 부족한 점을 고쳐 나갈 계획이다.

-1번 홀 버디 잡은 뒤 그 후로는 버디가 없었는데.

자신 있었다. 언제든 버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내 스윙을 믿었다.

-1번 홀 버디로 2라운드랑 연결 시킨다면 9개 연속 버디를 한 셈인데

어제는 어제로 끝이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1번 홀에서 버디 잡았더니 갤러리 분들과 주위에서 9개 홀 연속 버디라고 축하해주셨다. 기분 좋게 플레이 했다.

▲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고진영.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했는데.

특별한 것은 없다. 지난해까지는 스케줄이 많아서 쉬는 시간이 정말 거의 없었다. 내 시간도 없었고, 연습시간도 부족했다. 올해는 성적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는데 찾으시는 분들이 없으시더라.(웃음) 그래서 내 시간이 늘었고, 여가 활동 하면서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내며 골프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방송 인터뷰에서 할아버지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였는데.

7승했을 때까지만 해도 기억에 그렇게 큰 문제가 없으셨는데, 올 초부터 급격히 안 좋아지셨다. 내가 증손녀라 많이 예뻐해 주셨는데, 찾아 뵀더니 날 기억 못하셨다. 그런데 골프 채널에서 내가 나오니 좋아는 하시고. 그래서 내가 잘해서 TV에 많이 나와야 나를 기억하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2017시즌의 트로이카 김지현, 이정은6, 김해림을 깰 수 있을 것인지.

그런 생각 하지 않은지 10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 오늘 우승으로 통산 8승을 기록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앞으로도 타이틀에 신경쓰기보다 기본에 충실할 것이다.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만의 이색적인 축하 세리머니 어땠는지.

사진 기자 분들께서 절대 고개 숙이지 말라고 요청하셔서 고개를 안 숙였더니 물이 눈으로 많이 들어와서 따가웠다. 작년에 성현 언니의 세리머니를 보는 입장이었는데 오늘은 내가 직접 하니 기분 좋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남은 대회에서의 목표는.

통산 8승 기록했으니 9승을 목표로 해야하지 않을까?

-하반기 욕심 나는 대회는.

작년에 우승했던 BMW 대회와 메인 스폰서 대회인 하이트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를 하고 싶다.

-두 자리 수 승수 가능할 것 같은지.

7승에서 8승하는데 굉장히 오래 걸렸다. 골프는 정말 자만하면 안되는 스포츠인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1년 넘기지 않고 우승을 기록했다. 두 자리 승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스윙코치 변화가 있나.

지금 생각하면 작년에는 정말 힘들게 공을 쳤구나 생각한다. 스윙 축도 안 잡혀 있었고, 정말 정신력으로 쳤던 것 같다. 거리도 안났고, 공격적인 플레이도 할 수 없는 스윙이었다. 지금은 몸통 회전을 이용한 스윙으로 변하고 있다. 거리도 늘어 공격적 플레이가 가능하게 됐다.

-손목 부상은 괜찮은지.

한국여자오픈에서 손목이 아파서 그 후 2-3 주 정도 쉬고 병원에서 치료 받으니 괜찮아졌다. US여자오픈 가서 손목 다시 쓰니 통증이 생기더라. 앞으로도 아프면 쉬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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