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세대 수소차’ 내일 공개
이제 친환경자동차는 시대의 흐름이다. 자동차 업계에서조차 순수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예고하고 나설 정도다. 전문가들도 환경규제 강화와 자율주행차 개발 등으로 내연기관차가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도 친환경차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타이틀을 거머쥔 현대차는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주도권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 차세대 수소차 디자인 17일 공개…수소차 부품공장도 신축 = 17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 디자인을 여의도‘수소전기하우스’에서 공개한다.
당초 현대차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내년 2월 차세대 수소차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가 글로벌 판매 부진 심화와 신성장동력 부재 등으로 경영 위기에 봉착,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침으로 친환경,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핵심 분야 경쟁력 향상에 나서면서 차세대 수소차 공개도 6개월 이상 앞당겼다.
이번 차세대 수소차 공개를 통해 현대차는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에 상대적으로 밀린 수소차의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ix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개발비에 따른 가격 부담과 인프라 부족으로 판매시장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발주자인 도요타에 뒤처지는 모습이었다. 투싼ix가 출시된 이듬해인 2014년 선보인 도요타의 미라이가 성능이나 가격경쟁력에서 투싼ix를 뛰어넘은 것이다.
판매 실적면에서도 현대차 투싼ix는 도요타 미라이에 밀렸다. 도요타 미라이가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708대(수소차 시장 점유율 71.7%) 판매된 반면 현대차의 투싼 수소차 판매량은 20대(1.1%)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되는 현대차 차세대 수소차는 미라이를 충분히 넘어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도 최대 580㎞로 늘렸다. 차량 가격도 6000만 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포함하면 국내 실구매가는 3000만 원대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8일부터 충주 친환경차부품 전용생산단지에서 수소차 핵심부품 생산을 점담할 공장을 신축하고 대량생산 체제도 구축했다.
◇수소차 둘러싼 글로벌 업체 간 경쟁도 치열= 전문가들은 2020년 이후 대다수 완성차업체가 자체 경쟁력을 갖춰 수소차 시장에 진입하고, 이때부터 관련 시장이 성장 단계에 진입해 2025년에는 50만 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수소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혼다가 클래리티 퓨얼 셀(CLARITY FUEL CELL) 양산에 들어갔다. 혼다의 수소차는 1회 충전으로 최대 620km를 주행, 수소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이들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GM), BMW, 포드, 등도 수소차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만큼 합종연횡을 통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GM은 혼다와 수소차에 들어갈 연료전지를 2020년부터 미국에서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2013년 협력을 시작한 GM과 혼다는 현재 수소차 엔지니어링 팀을 사실상 통합 운영하고 있다. 특허도 공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와 포드, 닛산도 비슷한 시기에 수소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도요타도 BMW와 연료전지(FC) 시스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1개 양산용 모델을 2020년 이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수소차 시장의 글로벌 양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면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