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등기임원 가운데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로는 9억3700만 원을 받았고, 상여가 50억1700만 원에 달했다. 여기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품) 부문장으로서 상반기 반도체 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1회성 특별상여’ 명목으로 무려 80억2600만 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사장과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은 상반기에 각각 50억5700만 원과 50억5000만 원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보수는 8억4700만 원이었다. 이 부회장은 2월 구속 수감되면서 월 1억5900만 원인 급여를 두 달치만 받아 급여는 3억1800만 원이었고, 상여금으로는 5억2900만 원을 수령했다.
오너 경영인 중 올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었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부터 총 96억3500만원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각각 40억500만 원, 6억2400만 원을 계열사들로부터 받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기본급 20억 원에 상여 23억 원을 합쳐 43억 원을 받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6억2500만 원을 받았고, GS 허창수 회장은 상반기 49억5300만 원을 급여나 상여로 수령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모두 41억8397만 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상여금 없이 급여만 10억 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된 조대식 SK 사장은 급여 5억 원에 상여금 13억8000만 원을 합쳐 모두 18억8000만 원을 받았다.
한편, SK하이닉스의 경우 부회장보다 사장이 더 많은 상여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등기임원 보수 공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다른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례적이다. 올 상반기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3억9000만 원, 김준호 이사가 13억3300만 원을 보수로 각각 수령했다. 전체로 보면 박 부회장이 더 많은 보수를 받았지만, 상여만 놓고 보면 박 부회장(8억9000만 원)보다 김 사장(9억7900만 원)이 무려 1억 원 가까이 더 수령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김 사장이 최태원 회장의 신뢰를 받고 있고, 다양한 그룹 현안에 관해 많은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