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약 10억 달러(약 1조1362억원)를 투입해 향후 12개월 안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설 계획이라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실상 자체 콘텐츠를 바탕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 넷플릭스와의 본격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평가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6월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에서 영입한 할리우드 유명 프로듀서 제이미 엘리치와 잭 밴 앰버그 등 2명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해, TV쇼와 영화 등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 및 구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투입하기로 한 10억 달러는 타임워너의 케이블 채널 HBO가 지난해 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한 예산의 절반에 달하며 최소 10개의 TV 프로그램을 제작 또는 사들일 수 있는 액수라고 전했다.
유명 방송 제작자로 현재 애플뮤직 수장을 맡은 지미 이오바인도 지난 4월 블룸버그뉴스에서 올해 말까지 최대 10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뮤직과 아이튠즈 등 서비스 부문을 이끄는 에디 큐 수석 부사장은 HBO의 인기 프로그램인 ‘왕좌의 게임’과 같은 고품질의 TV쇼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애플은 최근 트리뷴미디어의 WGN아메리카 케이블 대표를 맡았던 맷 처니스를 콘텐츠 개발 대표로 영입했으며 향후 공격적으로 이 분야의 인재를 영입할 계획이다.
애플은 2020년까지 애플뮤직, 앱스토어와 같은 서비스 사업의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해부터 영상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인 아마존과 넷플릭스에 비하면 투입액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콘텐츠에 60억 달러를, 아마존은 45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시장에 이미 뛰어들긴 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공은 거두지 못한 것은 애플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애플은 제시카 알바와 윌 아이 엠과 같은 유명인사를 동원해 자체 제작한 ‘플래닛 오브 디 앱스’라는 리얼리티 쇼를 공개했지만 큰 화제를 끌지 못했고 다른 자체 제작 콘텐츠 ‘카풀 가라오케’는 구체적인 이유가 알려지지 않은 채 수개월간 출시가 연기됐다가 이달 초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