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효리네 민박’이 도둑맞았어요!
한 TV 예능 프로그램.
스타 커플이 함께 주인이 되어 민박집을 운영합니다. 또 다른 유명 스타는 이 커플의 민박집 일을 돕고요. 이들과 민박집을 찾은 일반인 손님들의 소소한 에피소드가 그려지죠.
혹시 최근 방송되고 있는 tvN ‘효리네 민박’을 떠올렸다면 “땡! 틀렸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 후난위성TV에서 조만간 방송될 예정인 ‘친애하는 객잔’입니다.
예고편만 봐도 ‘효리네 민박’을 쏙 빼다 박았죠. 우리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표절’한 겁니다.
사실 중국의 우리 프로그램 표절은 악명이 높습니다.
프로듀스 101-스타의 탄생 明星的诞生
신드롬을 낳은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의 경쟁을 통해 국민 아이돌을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중국 아이치치에서 지난해 11월 방송한 ‘스타의 탄생’은 프로듀스 101의 대표적인 삼각형 대열, 세트, 센터 선정 방식까지 그대로 표절했습니다. ‘픽미(PICK ME)’를 따라 한 노래의 제목은 ‘푸시미(PUSH ME)’!
윤식당-중찬팅 中餐厅
‘힐링 예능’으로 사랑받았던 tvN ‘윤식당’도 중국 후난위성TV의 ‘중찬팅’에 표절을 당했습니다. 기본적인 방송 콘셉트는 물론 식당 인테리어와 각 출연진의 역할까지 똑같습니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에피소드까지 흡사하죠. 심지어 중찬팅에 출연한 중국 배우 조미는 윤식당의 배우 정유미를 떠올리게 하는 패션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삼시 세끼-동경하는 생활 向往的生活
중국 동방위성TV의 ‘동경하는 생활’은 tvN의 ‘삼시 세끼’를 꼭 닮았습니다.
3명의 연예인이 농촌에서 자급자족해 3끼를 해결합니다. 귀여운 강아지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일한 대가로 받은 식재료에 기뻐하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또 매회 새로운 게스트와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까지 흡사합니다.
응답하라 1988-우리는 사춘기 我们的青春期
12월 방송 예정인 중국 안후이TV 드라마 ‘우리는 사춘기’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흡사해 표절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여학생과 그의 가족을 둘러싼 코믹한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죠. 주인공의 캐릭터나 스토리라인도 ‘응팔’과 매우 비슷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밖에도 ‘사대명조’(안녕하세요), ‘우상이왔다’(판타스틱 듀오), ‘꽃보다 프렌즈’(정글의 법칙) 등 중국의 표절이 의심되는 TV 프로그램은 여럿입니다.
‘달려라 형제’(런닝맨), ‘세계청년설’(비정상회담), ‘아시가수’(나는 가수다), ‘대단한 도전’(무한도전) 등 과거 중국에서 정식으로 판권을 구입해 방송한 프로그램의 경우를 볼 때 최근 중국의 연이은 표절 행태는 이해가 되지 않죠.
중국도 나름의 변명이 있습니다.
중국 내 일각에서는 이같이 판권 구입보다 표절이 잦아진 것은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정부의 제재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라는 건데요. 한국 프로그램 방영조차 금지된 가운데 한국의 판권을 사 오기란 더욱 어렵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측에서도 표절을 입증하고 이를 막을 뾰족한 장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인 겁니다.
하지만 표절은 ‘한한령’ 탓으로 눈감을 수 없는 창작자의 아이디어, 프로그램을 위해 공들인 시간과 노고를 갈취한 엄연한 범죄입니다. 저작권에 대한 중국의 올바른 인식과 이에 따른 우리의 법적 제도가 시급합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도둑(?) 맞은 나영석 PD가 말합니다.
“우리 프로그램 쌉니다. 세세하고 친절한 가이드에 AS도 제공하죠. 베끼는 게 더 어려워요. 가급적 정품을 구매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