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전 조달청장, 이동걸 교수 등 각축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감독원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업은행 회장 등 후속 인사도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캠프에서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 현 이동걸 산은 회장과 동명인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를 비롯해 3~4명의 인사가 유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후임으로 김성진 전 조달청장, 이동걸 교수,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윤만호 전 산은금융지주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례적으로 산은 회장은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협의해서 결정한다.
행시 19회인 김 전 청장은 경제기획원·재경부·재무부에서 내리 일한 금융통이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파견근무를 했고 참여정부 때도 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쳤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교수 역시 문재인 캠프의 대표적인 ‘경제교사’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교수는 금산분리, 가계부채, 대기업 구조조정 등 구체적인 경제 현안에 대해 개혁적인 의견을 반영했다.
임승태 전 위원은 행시 23회로 재경부 금융정책국 국장을 거쳐 금융위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맡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행시 25회)과는 두 기수 차이로 산은 회장이 될 경우 호흡이 기대되는 케이스다.
윤만호 전 사장은 산업은행 출신이다. 산업은행 내부 승진으로 회장이 된 사례는 있지만 윤 전 사장이 회장이 되면 첫 행원 출신 회장이 탄생하는 의의가 있다. 다만 산은 내부에서는 윤 전 사장의 경력이 트레이딩부문에 집중돼 있는 등 내부 출신 회장이 탄생할 경우 파벌 형성에 대해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초기 산은 회장 하마평에 주로 올랐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금융업계 인사는 자연스럽게 배제된 분위기다. 신 전 사장이 회장이 될 경우 이동걸 현 회장에 이어 두 번 연속 신한은행 출신이 회장을 맡는 데 대해 다른 시중은행의 반발이 클 수 있다. 금호타이어, 한국항공우주(KAI) 등 산적한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정치권과 당국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