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행보에 변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도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해 유사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정도로 경기 여건이 확고하지 않다. 최근 수정경제전망에서 연이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약화된 경기 여건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며 나타난 일종의 기저효과다. 최근 이뤄진 추경 역시 이같은 경기 회복세의 절대적인 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에 나온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청와대에서 불거진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관련 발언은 이론적으로 충분히 타당하다. 하지만 경기 여건이 안정적으로 확고한 성장세를 확인하기 전에 부동산 문제만을 겨냥한 금리카드의 활용은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정책 당국자들의 금리 관련 발언 등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아직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환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 김동원 SK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 3분기
부동산 문제 때문에 당장 스탠스를 바꿀 것 같진 않다. 공개된 의사록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의 의견이 갈리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지 않을까 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총재 교체 이후 신정부 정책과 물가 상황을 감안한 다음 인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여전히 미국 등 상황을 지켜볼 필요도 있겠다.
▲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초
부동산정책과 경기에 대해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 하반기 물가는 높을 것으로 본다. 새롭게 물가를 추정해본 결과 올해 물가는 정부나 한은의 전망치 1.9%보다 높은 2.0%에서 2.2%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주 들어서 대형마트 3사의 계란가격이 하락했지만 물가 영향은 미미하다. 신선식품가격 상승 등 요인이 작용하겠다.
▲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 2분기
부동산 가격 때문에 일단 인상 쪽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2분기는 가야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경우 인상 시점은 앞당겨질 수도 있겠다.
가계부채 대책이 9월에 나올 예정이다. 반면 최근 아파트가격은 안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핵심을 부동산으로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의 스탠스를 보일 듯 싶다.
▲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 3분기
저물가 우려로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최근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에 따른 효과를 지켜볼 시간도 필요하다.
▲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 하반기
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한은의 통화정책 스탠스도 과거보다 중립적으로 이동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 관계자 발언 등으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출을 제외하면 펀더멘탈상 금리 인상이 시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 전에 정부가 시행한 각종 규제 정책에 대한 효과를 확인할 시간도 필요하다. 또 북한 리스크, 유럽 테러, 미국 정치 불확실성 등 대내외 시장 변동성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동결, 만장일치, 내년 1분기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인데다 국내 부동산 대책, 가계부채 이슈 등을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점에서 섣불리 금리 변경을 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올 4분기 중 가계부채 증가가 좀처럼 억제되지 않을 경우에는 내년초 일자리 추경 효과로 소비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확인한 후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