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폐지되면 2022년 이후에도 3연임 가능…당주석 부활도 고려
중국 공산당이 올가을 5년마다 열리는 제19차 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에서 정년 관련 규칙을 손봐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체제를 더욱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올해 당대회에서 이른바 ‘칠상팔하(七上八下)’ 원칙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칠상팔하는 당대회가 열리는 시점에 67세이면 유임하고 68세 이상이면 은퇴하는 것을 뜻한다. 이 원칙이 사라지면 시진핑은 69세를 맞이하는 오는 2022년 당대회에서도 최고지도자 위치에 머물러 3연임이 가능해진다. 또 시 주석은 강력한 권한을 지닌 당주석 부활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년 규칙은 장쩌민이 주석이던 1997년 당대회에서 처음 도입됐다. 처음에는 당대회가 열리는 해에 70세 이상인 간부가 은퇴하는 규칙이었지만 2002년부터는 68세 이상으로 정년을 낮췄다. 정년 규칙은 당 규약 등에 명문화되지 않았지만 시진핑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등은 모두 이를 준수해왔다.
현행 규칙에 따르면 시진핑은 2기 임기가 끝나는 2022년 당대회에서는 69세가 돼 은퇴해야 한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 경제성장 둔화와 급속한 고령화 등 5년 뒤 예상되는 과제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지도 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명확한 정년 규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의 견해”라며 “다른 해외 정상과 비교해도 68세라는 나이는 젊다”고 강조했다. 이번 당대회는 이런 인식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고 지도부인 7명의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진핑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5명이 현재 은퇴 연령을 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젊은 왕치산은 69세다. 그는 시진핑의 오른팔로 불리고 있으며 부정부패 척결 운동을 주도해왔다. 왕치산이 유임되면 정년 규칙이 사실상 폐지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왕치산은 반부패 운동의 선봉장이었던 만큼 적(敵)도 많이 만들어 유임에 필요한 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진핑 자신도 지난달 말 열렸던 당내 회의에서 공산당 집권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을 향한 목표를 언급해 향후 장기집권을 시사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오쩌둥 시대의 직위였으나 1982년 폐지됐던 ‘당 중앙위원회 주석(당주석)’이 부활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직위는 당과 정부, 군에 강력한 권한을 지닌 자리로 마오쩌둥은 사망할 때까지 30여 년 간 당주석이었다. 당주석이 부활하면 시 주석은 나이나 임기에 관계없이 장기집권의 길을 열게 된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마오쩌둥에게로 장기간 권력이 집중되면서 문화대혁명 등 사회 혼란이 일어났다는 인식도 있어 정년 폐지 등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