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건양대학교 총장이 17년 만에 총장직에서 사퇴한 가운데 그의 평소 행실과는 상반된 노조 측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김희수 총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건양대병원 노조원들은 김희수 총장에게 수시로 폭언 및 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노조가 최근 732명을 상대로 근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30여 명이 김희수 총장과 그의 아들 김용하 부총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대답했다. 노조 측은 김희수 총장이 직원들을 수첩으로 때리고 꼬집거나 심한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의 한 여직원은 "탈의실에 김희수 총장이 그냥 들어왔다. 우리가 비명을 지르니까 '할아버진데 뭐 어떠냐. 괜찮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인간적인 면모로 유명한 김희수 총장의 평소 이미지와 상반된 주장이다. 김희수 총장은 10여년이 넘게 시험기간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 빵과 우유를 배달하는 등 따뜻한 모습으로 '빵 총장'이라고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교내에서 손수 담배꽁초를 줍고 다녀 '꽁초줍는 총장' 이라고 불리거나 젊은 세대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한다고 '총장 오빠'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1990년 건양대학교를 설립한 김희수 총장은 2001년 제4대 총장으로 취임한 뒤 4차례 연임됐다. 아흔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교육자로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김희수 총장의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건양대학교 병원 노조는 물론 건양대학교 교직원들의 불만도 잇따랐다. 건양대학교 측은 최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혁신위원회를 발족했고, 혁신위가 교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가 학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김희수 총장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희수 총장이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사임한 것은 최근 발족한 '조직문화혁신위원회' 활동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