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썰]‘깜빡이 켰지만 일단 직진’ 한은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할 듯

입력 2017-08-3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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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아직 높아 향후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그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안정목표인 2% 내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고려해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달 13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한 말이다. 전달 금통위 후 현재까지 상황을 곱씹어보면 이같은 판단에 변화를 줄만한 이벤트가 있었을까?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오늘(31일) 열리는 이달 금통위 역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실제 2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를 보면 한은은 최근 국내 경제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중이다. 세계경제 역시 회복세를 지속하는 모습인데다 앞으로도 선진국의 내수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물가도 연말로 갈수록 유가의 기저효과가 약화되면서 오름세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과의 교역여건 악화 가능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국 정부 정책 방향, 브렉시트 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다소 달라진게 있다면 정부의 8·2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점, 향후 주택가격 역시 당분간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 점 등이다.

이에 따라 이달 이 총재의 언급이 지난달 금통위 이상으로 매파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미국 연준(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단행 여지가 줄고 있다는 점, 주택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와중에 정부가 다음달초 가계부채 안정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춰보면 오히려 신중한 입장에 설 개연성이 높겠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도의 언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미 올 들어 두 번이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데다 추경 효과를 반영할 경우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도 추가 상향조정 여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 총재가 “성장세가 확대되면 별도의 조치가 없더라도 통화정책은 좀 더 완화적이 된다. 기존 수준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완화 정도의 축소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힌 바도 있다. 금리인상에 대한 깜빡이(시그널, 신호)는 이미 켜져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시장은 일단 이 총재의 신중한 언급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단기물이 연내 금리인상 우려에 상승했었다는 점에서 금리 메리트도 있다.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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