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등이 금지된다. 또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기업집단 현황공시 등의 공시의무가 주어진다.
신규지정 업체는 동원, 삼라마이더스(SM)그룹, 호반건설, 네이버, 넥슨 등이다.
이로써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 10월 현대(동일인 현정은)의 지정제외 이후 4곳이 늘어난 셈이다. 신규지정 집단 5곳의 계열사도 추가되면서 310개 계열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총수있는 집단은 45개에서 49개로 늘었다. 포스코, 농협, KT, 대우조선해양, S-오일, KT&G, 대우건설, 한국GM 등 총수없는 집단은 기존 8곳을 유지했다.
신규지정에 따라 기업집단별 동일인도 지정됐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나 법인으로 두고 있다. ‘사실상 지배 여부’는 동일인의 지분율, 경영활동 및 임원선임 등에 있어 영향력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동원의 동일인은 김재철 회장이 지정됐다. 동원은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종속기업 주식의 평가방법을 원가법에서 시가법으로 변경하면서 자산이 늘었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약 1조원 규모) 등에 따른 자산 증가도 요인이다.
SM그룹은 우오현 회장이 동일인이다. SM은 대한상선·동아건설산업 등 19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을 불렸다.
자녀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을 늘리고 있는 호반건설의 동일인은 김상열 회장이다. 호반건설은 분양 사업 호조에 따른 현금성 자산이 증가했다.
특히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 요청으로 논란을 불러온 네이버의 동일인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정됐다.
네이버는 네이버·라인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성 자산과 법인신설·인수 등 계열사 17개사가 늘었다.
진경준(사법연수원 21기) 전 검사장의 ‘공짜 주식’으로 유명세를 탄 넥슨 김정주 회장도 지정됐다. 넥슨은 네오플 등 주요 온라인게임 계열사의 매출 호조로 자산이 증가했다.
이번 지정으로 준대기업집단의 총 계열사는 기존 1670개에서 1980개로 늘었다. 52개 기존집단에서는 99곳이, 5개 신규지정집단에서는 232곳이 증가했다.
이 중 자산총액 5~10조원인 26개 집단에서는 네이버가 가장 많은 71개 계열사를 보유했다. 그 다음으로는 카카오 63곳, 중흥건설 62곳, SM 61곳 등의 순이다.
계열사가 대폭 감소한 집단은 동국제강 6곳, 한라 3곳 등이다.
자산기준(공정자산 총액)으로는 자산총액 5~10조원 기업집단 중 코오롱이 1위인 9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한국타이어, 교보생명보험은 각각 8조9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분양사업 호조로 현금자산이 증가한 중흥건설은 4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순위에서는 31위권 밖이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중에서도 중흥건설이 전년 4월 1일(자산총액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일)과 비교해 40위에서 5계단 오른 35위를 기록했다. 44위였던 태영은 40위로 올랐다.
하위권인 41위 이하에서는 동국제강이 37위에서 45위로, 한진중공업이 38위에서 52위로 급감했다.
한편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집단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54조1000억원 증가한 184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재규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1일부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며 “2018년부터는 매년 5월 1일(부득이한 경우 5월 15일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동시에 지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지정집단의 계열회사 전체에 대한 소유 지분 및 출자 현황 등을 분석해 집단별 내부지분율, 순환출자 현황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내부거래 현황, 채무보증 현황, 지배구조 현황 등도 단계적으로 분석해 연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