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핵 문제는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라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주요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 본부에서 가진 기자 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의 핵 실험은 지역과 국제 사회의 안보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로 미국이 석유 금수 등을 포함한 추가 제재 결의안을 추진, 각국과 최종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등 산적한 국제 문제 중에서도 북한의 핵 개발은 “가장 위험한 위기”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국민을 굶겨 핵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북한에 국제 사회의 의무와 안보리 결의에 충분히 따르도록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문제 해결은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군사 행동을 피해 협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안보리가 검토하고 있는 압력이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며 안보리에 결속을 호소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4일 소집된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이번 주 내에 결의안을 이사국들에 회람시키고 1주일 뒤인 11일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당시 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할 때이며,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할 때만 외교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안보리에서 가능한한 가장 강력한 제재 결의안을 각 이사국에 조만간 배포할 전망이다. 석유 금수 조치와 북한에서의 이주 노동자 수용 제한 강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표결 예정일인 11일까지 제재 강화에 신중한 중국과 러시아와 합의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을 11일 표결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다소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국제사회가 대북 원유 금수로 의견을 모으며 자국을 압박할 조짐을 보이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이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과 거래하는 제3자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 카드를 꺼내려는데 대한 반발이 유독 거세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근본적으로 미국과 북한 양측이 풀어야 한다며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12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서도 북한의 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 움직임에도 아랑곳없이 도발을 계속할 태세다. 한대성 북한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5일 유엔 주최 군축 회의에서 “미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려는 헛된 시도를 계속한다면 우리에게서 또 선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추가 군사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핵 실험 성공에 대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