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른 중국 내 판매 부진으로 현대자동차가 중국 현지 파너사인 베이징기차공업투자유한공사와 갈등을 빚으면서 그 파장이 협력업체로까지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최근“현대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의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한국 기업을 압박하려는 중국 관영 언론의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의미를 축소했으나 후폭풍은 거셌다. 주가는 곤두박질 쳤으며 신용평가사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문가들 대부분은 실제 베이징자동차가 합작을 파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합작 파기로 이어질 경우 현대차 뿐만 아니라 베이징기차가 입을 손실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베이징기차가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베이징기차의 합자관계 종료 언급은 단순 '협박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 사드 사태를 빌미로 현대차의 힘을 빼면서 상대적으로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새롭게 관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베이징기차가 베이징현대의 거래선 교체와 함께 최대 30%의 부품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는 점은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베이징기차의 이같은 요구가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실제 중국내 부품단가 인하와 거래선 변경 등이 이뤄지게 될 경우 현대차 뿐만 아니라 현지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당수 부품업체는 중국법인 비중이 20~70%에 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 "기술적 노하우가 적은 단순 하청업체는 한계기업이 나올 수도 있으며 실제 2·3차 부품업체들이 수익성 급락으로 1차 업체들에게 사업을 양도하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