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유흥업소 등에서 1억 원대의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조중연(71)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이 붙잡혔다. 축구협회는 그간 "연봉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거스 히딩크 등 유명 감독을 데려오지 못 한다"고 주장해 오던 터라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14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조중연 전 회장, 이회택(71) 전 부회장, 김주성(51) 전 사무총장, 황보관(52) 전 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전현직 임직원 11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현직원 이 모(39) 씨는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조중연 전 회장 등 11명은 2011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220여 차례에 걸쳐 총 1억1677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중연 전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3차례 국제 축구 경기에 부인과 동행하며 항공료 등 약 3000만 원 상당의 공금을 부정 처리하고, 협회 법인카드로 지인들과의 골프비용 약 1400만 원 상당을 결제했다.
이회택 전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황보관 전 기술위원장 등 10명은 법인카드로 골프장 133회 총 5200만 원, 노래방 11회 167만 원, 피부미용실 26회 약 1000만 원을 사용했다.
현직원 이 씨는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혼 사실을 숨기고 부인 몫의 가족 수당 15만 원을 매월 부당 수령해왔다.
대한축구협회는 2012년 1월 회계 담당 직원이 법인카드 7000만 원 규모와 2400만 원에 달하는 축구협회 포인트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한체육회의 특정 감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2년 4월 '법인카드 및 업무 추진비 집행 지침'을 만들어 공금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조중연 전 회장 등 11명은 지침 제정 이후에도 46차례 2043만 원을 부정 사용했다.
네티즌들은 "한국 축구 수준이 바닥을 치는 이유가 있다", "경기력 필요 없이 월드컵 진출만 바라던 이유가 있었네", "돈 없어서 거스 히딩크 전 감독 못 데려온다더니", "축피아", "어디 축구뿐일까", "체육계 청소가 필요하다", "공사 구분도 못하는 도둑놈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