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비 시가총액 SK그룹 41.2%↑ㆍ현대차그룹 9.9%↓
올해 들어 SK그룹과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가총액 격차가 커지고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의 고른 이익 성장으로 합산 시총이 증가한 반면, 현대차그룹은 주력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부진을 지속하며 시총 규모가 쪼그라 들었다.
3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그룹 17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올해 초(1월 2일) 91조2140억 원에서 지난달 27일 기준 128조7640억 원으로 41.2%가 증가했다. 6월 말 기준으로도 11.7%가 늘었다.
SK그룹의 올해 시총 증가는 SK하이닉스의 역할이 주효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시총은 33조3000억 원에서 60조 원으로 79.9%가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공급 제약과 수요 호조에 따른 고정가 상승, 낸드의 실적 성장 기대감에 지난달 25일 주가가 52주 신고가(8만6300원)를 기록했다. 같은 달 28일엔 낸드플래시 메모리 2위 업체인 일본 도시바메모리에 4조 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했다.
이 기간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시총이 13조5900억 원에서 18조 원으로 32.9%, SK텔레콤은 18조2100억 원에서, 20조7500억 원으로 13.9%가 늘었다. 같은 기간 지주회사인 SK의 시총도 16조1800억 원에서 20조1200억 원으로 24.8%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그룹 11개 상장 계열사의 합산 시총은 99조3000억 원에서 89조5700억 원으로 9.81%가 감소했다. 현대차그룹은 10대그룹 가운데 이 기간 상장 계열사 합산 시총이 유일하게 감소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부진이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시총이 33조 원에서 32조5000억 원으로 0.81%, 기아차는 16조 원에서 12조7500억 원으로 20.4% 급감했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 해외 판매 부진, 통상임금 소송 등 겹악재에 시달린 탓이다. 지난달 22일 기아차는 52주 신저가(2만9950원)를 경신했다.
현대차그룹은 철강부터 자동차 부품ㆍ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된 사업구조로 인해 대부분 계열사의 시총이 동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시총은 26조4300억 원에서 22조5400억 원으로 14.7%, 현대글로비스는 6조1000억 원에서 5조4000억 원으로 10.5%, 현대제철은 7조8100억 원에서 7조 원으로 10.1%가 줄었다.